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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전설인데도’ 무대에서 사라진 트랜스젠더 무용수, 공연 취소 이유는

‘中 전설인데도’ 무대에서 사라진 트랜스젠더 무용수, 공연 취소 이유는
최근 명품 브랜드 '디올'의 새 모델이 된 중국의 트랜스젠더 스타 진싱. (글로벌타임즈 갈무리)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중국과 세계를 누비며 활약하던 트랜스젠더 무용수 진싱(57)의 공연이 잇따라 취소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일(현지시간) CNN은 지난해 말, 중국 광저우에서 예정됐던 진싱 무용단의 공연이 서류 미비를 이유로 취소됐고, 이후 다른 지역에서도 공연이 명확한 이유 없이 취소됐다고 보도했다.

진싱은 수년 동안 중국에서 트랜스젠더 아이콘으로 여겨지며, 사회적 차별 속에서도 자신만의 경력을 쌓아온 인물이다. 중국 관영 매체는 진싱을 '중국 현대 무용의 전설적인 인물 10명' 중 한 명으로 꼽기도 했다.

호주 커틴대학교에서 아시아 트랜스젠더 문제를 연구하는 샘 윈터 교수는 "진싱은 수년 간의 성과로 당국의 지지를 얻을 수 있었지만, 이제는 상황이 바뀐 것 같다"라고 말했다.

CNN은 이를 중국 당국이 성소수자(LGBTQ+)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했다. 중국은 1997년에 동성애를 비범죄화한 후, 2001년에는 공식적인 정신 질환 목록에서 제외했으나 시진핑 주석의 지도하에 성소수자 운동은 점차 탄압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진싱은 중국 최초의 트랜스젠더 연예인이자 성소수자의 아이콘으로 알려져 있다. 1967년 중국 동북부 선양에서 태어났으며 1995년 4월 베이징의 한 병원에서 성전환수술을 받았다.

촉망받던 무용수인 진싱은 수술 중 간호사의 실수로 의료 장비가 왼쪽 다리를 16시간 동안 눌러 마비가 생겼으나 이후 1년 만에 재활에 성공, 중국 첫 트랜스젠더 무용수로 활동하며 '중국 현대무용의 선구자‘로 불렸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