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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두 번째 취임식' 어떻게 진행되나…'보다 성대하게'

(서울=뉴스1) 조소영 권영미 권진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오는 20일(현지시간) 제47대 대통령으로 정식 취임하는 가운데 그의 '두 번째 취임식'이 어떻게 진행될지 관심이 모인다.

분명한 것은 2021년 치러진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 때와는 확연히 다를 것이라는 점이다. 당시 퇴임 대통령이던 트럼프는 선거 결과를 부정하며 바이든의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항상 수천 명의 사람들이 모여 새 대통령 취임식을 보던 내셔널 몰이 문을 닫기도 했다. 트럼프 지지자들의 의회 의사당 점거 사건인 1·6 폭동 여파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이유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바이든의 참석이 일찌감치 확정된 것은 물론 트럼프와 맞붙었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깔끔하게 대선 승복을 함으로써 '전통적인 취임식'이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부활한 오찬·무도회…'전임 바이든'도 참석

10일 미 의회 합동취임식준비위원회(JCCIC)에 따르면 트럼프의 취임식은 20일 낮 12시 워싱턴DC 의사당에서 열린다.

준비위는 주요 일정으로 △취임 선서식 △새 대통령 서명식 △축하 오찬 △군대 사열 및 퍼레이드(행진) △축하 무도회가 열릴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여기에 통상의 관례를 덧붙이면 취임식 시작은 이·취임하는 대통령이 함께 취임식장으로 이동하는 것부터 진행된다.

이후 △취임 선서식 △취임사 △이임 대통령 배웅 △새 대통령 서명식 △축하 오찬 △군대 사열 및 행진 △축하 무도회 순으로 전개된다.

바이든 때는 트럼프와의 이동이 불발됐고 오찬과 무도회가 생략됐다. 앞서 언급된 코로나 등의 영향으로 무도회 대신 배우 톰 행크스가 진행하는 90분 분량의 TV 특집 프로그램(미국을 축하하며)이 방영됐다.

취임 선서는 부통령 당선인인 J.D. 밴스가 먼저 한 다음, 트럼프가 진행한다. 트럼프는 존 로버츠 연방대법원장 앞에서 오른손은 들고 왼손은 아내 멜라니아 트럼프가 든 성경 위에 둔 채 선서하게 된다.

선서문은 '본인은 미국 대통령직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엄숙히 맹세하며 미국 헌법을 최대한의 능력으로 보존·보호·수호할 것을 맹세한다'이다.

이후 트럼프의 두 번째 임기 첫 번째 연설인 취임사가 이어진다. 2017년 첫 번째 임기 당시 트럼프의 취임 연설은 약 17분간 진행됐다. 2021년 바이든은 20분 이상 연설했다.

전임 대통령과 영부인에 대한 배웅이 뒤이어 진행된다. 1977년 제럴드 포드 대통령이 퇴임한 이래로 날씨만 좋다면 이는 헬리콥터(마린원)로 이뤄진다.

바이든 대통령 부부는 이에 따라 마린원 헬기를 타고 메릴랜드의 앤드루스 공군기지로 이동하게 된다.

트럼프는 이후 의사당 상원 회의실 옆의 '대통령의 방'(President's Room)으로 이동해 대통령으로서 첫 공식 업무를 시작한다. 내각 후보 지명서와 각서, 포고문, 행정명령 등에 대한 서명이 진행된다.

오찬은 의사당 국립조각상홀에서 열리며 새 행정부를 위한 축배 등의 행사가 마련돼 있다.

트럼프와 밴스는 오찬 후 군의 사열을 받은 다음, 펜실베이니아 애비뉴를 따라 백악관까지 퍼레이드를 진행한다. 펜실베이니아 애비뉴는 의사당과 백악관까지 이어지는 도로다.

마지막 축하 무도회 일정은 취임식의 대미를 장식한다.

외국 지도자 첫 초청…"적대국과도 대화하겠단 뜻"

트럼프는 자신의 취임식을 보다 성대하고 세계적 행사로 치르려는 것으로 보인다.

취임식 전날 밤(1월 19일) 트럼프는 워싱턴DC 소재 실내 경기장인 캐피털 원 아레나에서 대규모 승리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외국 지도자들을 취임식에 초청한 점도 눈에 띈다. 지금까지 미 대통령 취임식에 외국 정상이 참석한 적은 없다.

트럼프 측은 이에 대해 "동맹국만이 아니라 적대국이자 경쟁국인 국가 지도자들과도 대화를 시작하려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로부터 초대장을 받은 이들은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 나입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 등으로 알려져 있다.

멜로니, 빅토르 총리의 성향은 극우다. 부켈레 대통령은 자신을 '세계에서 가장 멋진 독재자'라고 칭하는 인물이다.

'브라질의 트럼프'로 불리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도 초청을 받았다고 밝혔다. 다만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쿠데타 모의 혐의로 여권을 압수당한 상태다.

이외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트럼프의 초청을 받아 참석할 예정이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고위급으로 구성된 특사를 파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의사당에 인파 얼마나 몰릴까…'VIP 티켓'은 조기 매진

트럼프의 2017년 취임 땐 최대 25만명의 사람들이 의사당에 몰린 것으로 보인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바 있다. 이에 그는 100만~150만명이 모였다고 반박하면서 굴욕을 맛보기도 했는데, 이번에는 상황이 다를 것으로 보인다.

2009년 버락 오바마 취임 땐 역대 최다인 180만명이 의사당에 몰린 것으로 추산된 바 있다. 2021년 바이든 땐 코로나 때문에 1000명만이 초청됐다.

트럼프 부부와의 촛불 만찬 등 특별한 '6개 행사'에 참석할 수 있는 주요 인사(VIP) 티켓은 조기 매진됐다. 트럼프 취임식 위원회는 이미 VIP 티켓으로 '기록적인 금액'인 1억 7000만 달러(약 2475억 원) 이상을 모금했다고 밝혔다.

취임식 초청장은 약 20만 장이 무료 배포된 것으로 알려진다. 이는 연방의회 상·하원 의원들이 각 지역구 주민들을 초청할 수 있게 하는 용도다.

어떤 유명 인사가 취임식 공연을 진행할지도 관심을 모은다.


트럼프를 열렬히 지지해 온 가수 키드 록, 지난해 7월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국가를 부른 가수 메리 밀벤 등이 유력 후보들로 꼽힌다.

현재까지 취임식 당일 시위 등 위협적 상황은 감지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뜻하지 않은 테러 등에 대비하기 위해 약 7000명의 병력 등이 취임일 곳곳에 배치될 것으로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