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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기 싹 지웠다'...이진숙, 청문회서 "진심 사죄" 정면돌파 의지

'화장기 싹 지웠다'...이진숙, 청문회서 "진심 사죄" 정면돌파 의지
이진숙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뉴시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논문의 부당한 저자표시 및 중복게재, 표절과 불법·호화 자녀 조기 유학 등 논란이 꼬리를 무는 가운데, 이진숙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 나섰다. 평소 짙은 메이크업을 한 화려한 모습으로 언론에 포착되곤 했던 그는 이날 화장기 없는 얼굴로 청문회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후보자 "이재명 교육정책 성공 위해 최선" 모두발언

이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가 16일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열린 가운데, 그는 모두발언에서 "지난 36년간 교육자로서 대학에서 근무했고, 지역 거점 국립대학의 총장과 '국·공립대학교총장협의회' 회장 등을 역임하며 우리 교육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해 왔다"며 "그간의 경험과 고민을 바탕으로 이재명 정부의 교육정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 후보자가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어떤 해명을 내놓을지가 이날 청문회의 가장 큰 관심사다. 이 후보자는 교수 시절 작성한 논문의 표절 문제를 비롯해 잇단 논란에 휩싸여 야권의 맹공을 받고 있다.

가장 큰 논란은 논문 표절 의혹이다. 이 후보자가 충남대 건축공학과 교수 재직 시절 제자의 석박사 학위 논문을 그대로 요약해 여러 학술지에 중복해서 발표했다는 내용이다. 뿐만 아니라 이중 일부는 이 후보자가 본인을 '제1저자'로 올려 제자의 논문을 가로챘다는 의혹도 받는다.

과거 김건희 여사의 논문을 검증했던 '범학계 국민 검증단'(검증단)이 지난 14일 내놓은 검증 결과를 보면, 이 후보자가 제자의 학위 논문임을 밝히지 않고 게재한 논문은 8개이며 이중에는 표절률이 52%에 달하는 논문도 있다.

또 제자의 학위 논문임을 밝히지 않고 이 후보자가 교신저자로 학술지에 발표한 2개 논문 중에는 '건축실내공간을 구성하는 문양의 조형요소에 대한 영향 평가(2006)'의 표절률은 56%로 나타났을 정도다.

논문 표절 의혹·자녀 조기 유학 관련 논란 반박 및 해명

이 후보자는 제자의 논문을 표절했다는 의혹에 대해 "실질적 저자는 나"라고 정면 반박했지만, 제자 학위 논문에 쓰인 오타를 그대로 옮기는 등 의혹은 쉽게 가시지 않는다. 심지어 이 후보자는 논문 표절 의혹으로 인해 사기 및 저작권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까지 당한 상태다.

그러나 이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에서 "지금 언론에서 보도되는 것들은 학계의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상황에서 나온 결론"이라며 표절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또 논문 가로채기 논란에 대해서도 "대부분의 연구가 학생이 학위논문을 하기 전에 제가 국가 연구 프로젝트를 수주해서 연구 책임자로 수행한 연구"라며 "제가 제1저자가 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라고 일축했다.

자녀 조기 유학과 관련한 논란도 만만치 않은 공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자가 두 자녀를 조기유학 보낸 사실이 확인된 가운데, 당시 중학생이던 차녀가 의무교육과정인 중학교를 졸업하지 않은 채 해외유학을 간 것으로 드러나 명백한 초·중등교육법 위반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이와 관련해 이 후보자는 "2001년부터 1년간 방문연구원으로 미국에 체류한 것이 계기가 돼서 아이들이 미국에서 공부하기를 강력하게 희망했다"며 "큰아이가 아주 오랜 기간 미국에서 공부하길 희망했고, 많이 말렸지만, 워낙 의지가 강해서 이기지를 못하고 아이의 청을 들어줬다"고 설명했다.

또 "둘째 딸은 언니가 먼저 유학 가서 따라간 경우였다. (큰아이처럼) 1년 반이나 뒤로 물러나게 되는 것만 생각했다"며 "그때는 (중학교 과정을 마치지 않고 유학을 가는 것이) 불법인지조차 알지 못했다.
인지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저의 큰 실수였다"고 덧붙였다.

충남대 총장 시절 학내 소통 부재 및 권위적 행정 논란도 언급될 가능성이 높다. 이 후보자는 충남대 총장 시절, 의대 정원을 무리하게 늘리는 데 앞장서고 소녀상 설치에 반대하는 등 학내에서도 논란을 일으켰던 것으로 알려졌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