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HD FC 처용전사가 울산 문수축구경기장 관람석 색상 변경에 항의하며 지난 9일 울산시청 앞에서 트럭 시위를 벌이고 있다.
[파이낸셜뉴스] 울산시가 K리그1 울산HD의 홈구장인 문수축구경기장의 일부 관중석을 빨간색으로 교체하려는 계획을 추진하자, 구단 서포터스 '처용전사'가 강력한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이들은 지난 13일 울산시청 앞에 대규모 근조 화환을 배달하는 등 이례적인 항의 행동에 나섰다.
이날 오후 1시 기준, 울산시청 민원봉사실 인근 도로변에는 약 20개의 근조 화환이 늘어서 있었다. 화환에는 "파랑으로 새긴 역사, 빨강으로 새긴 흑역사", "우리는 붉게 물들지 않는다", "정치색은 빨강, 울산HD 색은 파랑" 등 강렬한 메시지가 담겼다. 이는 구단 상징색인 파랑을 외면하고 라이벌 팀 포항 스틸러스의 상징색이기도 한 빨간색을 경기장 좌석에 도입하려는 결정에 대한 비판이다.
울산HD FC 처용전사 울산시청 근조화환.
처용전사는 이에 앞서 지난 9일과 10일에는 항의 문구를 부착한 트럭을 이용해 도심에서 시위를 벌이는 등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내왔다. 서포터스 측은 구단의 상징성을 지키고 정치적 중립성을 유지하기 위해 파란색이나 노란색 좌석만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울산시는 현재 문수축구경기장의 노후된 3층 관람석(약 1만5694석)을 교체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설계안에서는 하부에서 상부로 갈수록 파란색에서 빨간색으로 변하는 그러데이션 디자인이 포함돼 있다.
이에 대해 처용전사는 "김두겸 울산시장이 소속된 국민의힘의 색깔인 빨강을 넣으려는 정치적 의도가 깔려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울산시는 "차가운 이미지인 파란색에 따뜻함을 더하기 위한 디자인적 선택일 뿐이며, 정치적 의도는 없다"고 해명하며 논란을 일축했다.
이번 논란은 지역 정치권에도 영향을 미쳤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울산시 의원들은 지난 9일 성명을 통해 "팬들이 반대하는 색상의 좌석 교체를 멈춰야 한다"고 촉구하며 서포터스와 뜻을 함께 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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