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의 "극우 입장 지지한다면 용납 못한다"라고 재차 강조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지난 20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독일사회민주당(SPD) 선거를 위해 설치된 자신의 대형 사진 앞을 지나가고 있다. AP 뉴시스
[파이낸셜뉴스]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관종'(트롤·troll)으로 비유했던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이번에는 그의 극우 정당에 대한 지지 등 유럽 정치에 대한 개입 논란과 관련, 그의 극우 지지 발언을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숄츠 총리는 21일(현지시간) 스위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머스크의 '나치 경례' 논란에 대한 질문을 받고 "표현의 자유가 있다. 독일에서는 억만장자라도 원하는 말을 할 수 있다"면서도 "극우 입장을 지지한다면 우리가 받아들일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머스크는 '독일대안당(AfD)만이 독일을 구할 수 있다'는 내용의 기고를 독일 주간 빌트암존타크에 싣고 알리스 바이델 AfD 공동대표와 엑스(X·옛 트위터)에서 라이브 대담을 하는 등 극우로 분류되는 AfD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머스크는 숄츠 총리와 로베르트 하베크 경제기후보호장관을 "바보",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을 "반민주적 폭군"이라고 지칭하며 사회민주당(SPD)과 녹색당 등 독일 진보 진영에는 반감을 드러냈다.
숄츠 총리는 이달 초 주간 슈테른 인터뷰에서 머스크의 조롱에 대해 "소셜미디어에는 특이한 말로 관심을 끌려는 사람이 많다. 관종에게 먹이를 주지 말라"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인 바 있다.
머스크는 전날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축하행사에서 연설 도중 가슴에 손을 얹은 뒤 대각선으로 뻗으며 '나치 경례'를 연상시키는 동작을 두 차례 해 구설에 올랐다. 나치 본고장 독일에서는 손바닥 각도 등을 볼 때 '나치 경례가 확실하다'는 반응과 '자폐성 장애인의 서툰 동작'이라는 견해가 팽팽히 엇갈리고 있다.
머스크는 2023년 엑스(X·옛 트위터)에 올라온 반유대주의 음모론에 동조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2021년에는 TV 토크쇼에 출연해 자폐성 장애의 일종인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고 있다고 고백했다.
숄츠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행정부가 세계를 긴장시킬 게 분명하다"라며 "불필요한 흥분이나 분노 없이 이 모든 걸 다뤄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에 대해 "자국의 이익을 추구하는 건 잘못이 아니고 우리 모두 그렇게 한다"라면서도 "다만 협력과 이해는 대부분 각자 이익에 부합한다"라고 지적했다.
또 "유럽과 미국의 긴밀한 협력이 전 세계 평화와 안보에 필수적이고 성공적 경제발전의 원동력"이라며 "다른 파트너들과 함께 번영의 기반인 자유무역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june@fnnews.com 이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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