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임명한 앳킨스 위원장
은행 코인 구매 쉽게 회계지침 바꿔
미국 금융당국이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을 맞아 시중은행들이 더욱 쉽게 가상자산을 살 수 있도록 회계규정을 바꾸기로 했다. 취임 전부터 가상자산에 우호적이라고 강조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외에도 다양한 정책으로 가상자산을 지원할 예정이다.
24일(현지시간) 정치매체 악시오스 등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전날 발표에서 지난 2022년 3월부터 시행한 은행 회계지침 'SAB 121'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해당 지침에 따르면 미국의 은행들은 고객의 가상자산을 대신 보유할 경우 해당 금액을 은행 대차대조표에서 실질적인 재무위험과 상관없이 '부채'로 인식해야 한다.
금융권과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그동안 해당 지침을 비난하며 은행의 자본 건전성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새로운 가상자산 서비스를 출시하기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미국 상·하원은 지난해 SAB 121 철폐를 요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으나 당시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은 같은 해 6월 거부권을 행사해 폐지를 막았다.
트럼프는 과거 2019년 1기 정부 시절 "나는 가상자산의 팬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퇴임 이후에도 가상자산의 대표주자인 비트코인이 사기라고 주장했으나 지난해 3월 경제매체 CNBC를 통해 자신이 재선에 성공하면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사용을 단속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지난해 7월 비트코인 컨퍼런스에서 "재선에 성공하면 미국이 이 지구의 가상자산 수도이자 세계 비트코인 슈퍼파워가 되도록 하겠다"면서 규제 완화를 약속했다.
트럼프는 앞서 새 SEC 위원장으로 가상자산에 우호적이라고 알려진 폴 앳킨스를 지명했다. SEC는 앳킨스가 상원 인준을 기다리는 사이 위원장 대행 체제에서 22일 가상자산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하고, 가상자산에 대한 포괄적이고 명확한 규제를 개발한다고 밝혔다.
TF는 공화당 인물이자 친가상자산 성향으로 유명한 페스터 피어스 SEC 위원이 주도하고 있으며 이번 SAB 121 폐지 역시 그가 주도했다고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트럼프가 가상자산 규제 완화를 넘어 국가 단위의 비축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대선 기간에 "미국 정부가 현재 보유하거나 미래에 획득하게 될 비트코인을 100% 전량 보유하는 게 내 정부의 정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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