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시크 로고. /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의 등장이 AI 산업 구도를 뒤흔들고 있다. 중국 딥시크 충격에 지난 27일 폭락했던 엔비디아 주가가 소폭 반등하고 있지만 기존 주가 레벨을 회복하지 못하는 형국이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코스피가 설 연휴 후 개장 첫날인 31일, AI 생태계의 일원인 SK하이닉스는 장 초반 8%대, 삼성전자는 2%대 급락했다.
딥시크 등장은 AI 시장 판도 변화뿐만 아니라 글로벌 첨단기술 패권 경쟁에도 큰 영향을 미칠 사건으로 읽히고 있다. 딥시크에 전세계가 충격에 빠진 이유는 크게 AI 패권 경쟁과 기술의 효율성 때문이다.
먼저, 중국회사인 딥시크의 놀라운 기술력은 미국과의 AI 경쟁 판도를 뒤바꿀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 이 같은 판도 변화를 두고 'AI의 스푸트니크 순간'이라는 평가마저 나온다. 1957년 소련이 세계 최초로 인공위성 스푸트니크를 발사한 것을 두고 미국의 우주 기술이 소련에 역전당했다고 말한 사건을 가리킨다. 미국이 중국 AI산업을 저지하기 위해 첨단 기술을 통제해왔다. 그런데도 중국 스타트업이 챗GPT를 일부 능가하는 성능을 발휘하자 전세계가 패닉에 빠졌다. 중국의 AI굴기가 서방을 넘어서면서 첨단기술 경쟁의 주도권을 가져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다.
딥시크의 또 다른 충격은 AI산업의 한계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이다. 바로 효율성이다. 딥시크의 핵심 경쟁력은 저사양 AI용 반도체를 활용하면서도 최고의 성능을 보여주는 가성비에 있다. 미국 대표 AI 기업 오픈AI의 챗GPT 개발비의 약 5.6%에 불과한 비용으로 챗GPT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제품을 만든 게 이번에 확인된 것이다.
딥시크가 우리 기업들에게 주는 시사점은 혼돈 그 자체다. 중국 회사인 딥시크의 놀라운 성과는 기존의 기술개발 단계를 뛰어넘은 혁신이라는 찬사가 나온다. 반면, 딥시크의 성과 이면엔 숨겨진 허구들이 많다는 비판도 대치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딥시크의 미국 기술 도용 가능성이 제기된다.
당분간 딥시크를 둘러싸고 혁신이냐 허구냐를 놓고 공방이 벌어질 것이다. 딥시크의 기술력이 상용화되고 독립적인 모델로 자립 가능할지 신중히 따져봐야 할 것이다. 다만, 딥시크의 기술력이 적잖은 허구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할지라도 실제 시연에서 보여준 기술력과 성과는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아울러 중국에는 제2,3의 딥시크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중국 빅테크 알리바바뿐만 아니라 틱톡 운영사인 중국 바이트댄스도 미국 오픈AI 모델을 능가하는 AI모델을 만들었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결국 문제는 우리 기업들의 자세에 달렸다. 딥시크가 이룬 성과는 기존 혁신을 뛰어넘는 창조적 혁신의 모습을 담고 있다. 막대한 자본력이 뒷받침돼야 거대 자본으로 AI 시장을 장악한 미국 기업들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안이한 패배주의를 극복해야 한다.
이게 바로 진정한 혁신형 기업가 정신의 면모다. 기술력을 기반으로 한 시장에서 영원한 절대 강자는 없다. 뛰어난 핵심인재와 기술력을 확보한 자만이 치열한 시장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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