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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들 잃는 고통"…'아홉 쌍둥이 임신' 中여성, 모두 유산

경제 사정으로 둘만 낳기로 결정
자궁경부 감염 발견…양수 터지는 응급 상황
결국 아홉 쌍둥이 모두 잃어

"자식들 잃는 고통"…'아홉 쌍둥이 임신' 中여성, 모두 유산
아홉 쌍둥이를 임신했던 A씨의 초음파. 사진=바이두

[파이낸셜뉴스] 아홉 쌍둥이를 임신했던 20대 중국 여성이 아이를 모두 잃었다는 안타까운 근황이 알려졌다.

2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중국 장시성 난창에 거주하는 여성 A 씨(25)는 지난해 10월 아홉 쌍둥이 임신 소식을 알려 큰 화제를 모았다. 당시 그는 결혼 후 1년간 아이가 생기지 않자 병원에서 배란 촉진제를 맞았다. 이후 임신을 확인하려 진행한 검사에서 9개의 아기집을 발견했다.

하지만 현실적인 고민을 마주한 A씨 부부는 한 달 뒤 임신중절수술을 결심했다. 의료진 역시 다태아 임신의 위험성을 고려해 수술을 적극 권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 남편은 “경제적인 부양 능력과 아이들의 생활·성장 등 여러 가지 요인을 고민했다”며 9명 중 7명의 아기를 포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두 번의 수술을 통해 A씨 부부에겐 두 아이만 남게 됐다.

그러다 지난달 산전 검사 중 심각한 자궁경부 감염이 발견됐고 양수가 터지는 응급 상황이 발생했다. 결국 A씨는 배 속에 품었던 두 아이마저 잃게 됐다. 남편은 “아내를 살리기 위해 아이들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며 “즉시 조치하지 않으면 아내의 생명까지 위험했던 상황”이라고 말했다.

아홉 아이를 모두 잃게 된 A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오랫동안 노력했지만 결국 내 아이들을 지켜내지 못했다”며 “엄마가 되는 기쁨을 느껴보기도 전에 자식들을 잃는 고통을 겪었다”고 했다. 이에 현지 네티즌들도 “다시 기적이 찾아올 것”이라며 위로했다.

한편 전 세계적으로 아홉 쌍둥이가 태어난 사례는 극히 드물다.
1971년 호주와 1999년 말레이시아에서 출산 사례가 보고된 바 있으나 아기들은 모두 며칠 만에 숨졌다.

자연 임신으로 아홉 쌍둥이를 낳아 무사히 첫돌까지 맞은 산모는 2021년 서아프리카 말리의 할리마 시세가 유일하다. 딸 5명과 아들 4명인 아이들은 임신 30주 만에 각각 0.5~1.1㎏ 정도의 작은 몸으로 태어났지만, 건강하게 자라 생후 12개월쯤 정상 발달 기준에 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