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요안나 후배, 부디 그곳에서는 아프지 않기를"
"누구도 억울함 없도록 진실 밝혀지기를"
배수연 기상캐스터(좌)과 故오요안나.사진=SNS
[파이낸셜뉴스] MBC 기상캐스터 출신 배수연이 고(故) 오요안나를 추모하며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배수연은 2일 오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마음이 너무나도 아프다. MBC, 그것도 내가 몸담았던 기상팀에서 이런 안타까운 일이 벌어진 것에 대해 정말 무슨 말을 꺼내야 좋을지 모르겠다"라고 적었다.
이어 “매일매일 새롭게 들려오는 소식에 그저 참담할 뿐”이라며 “내가 MBC를 나오던 그때도 그랬었다. 그들의 기준에서는 한낱 프리랜서 기상캐스터였던 나의 목소리에는 누구 하나 전혀 귀 기울여 주지 않았었다. MBC. 보도국. 기상팀”이라고 폭로했다.
배수연은 “너무나도 사랑했던 일과 일터였지만 그때 그곳의 이면을 확실하게 알게 됐다”며 “지금은 좀 달라졌을 줄 알았는데 어쩜 이렇게나 변함이 없다니. 제발 진상 조사를 철저히 해서 누구도 억울함이 없도록 진실이 밝혀지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호소했다.
끝으로 “오요안나 후배가 부디 그곳에서는 아프지 않기를. 꼭 한번 만날 수 있었더라면…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며 ‘오요안나’, ‘MBC’, ‘진상규명’이라는 태그를 덧붙였다.
배수연은 지난 2005년 MBC 공채 기상캐스터로 입사해 2010년 퇴사했다. 이후 프리랜서 아나운서로 활동 중이다.
한편 지난해 9월 돌연 세상을 떠난 오요안나는 2021년 MBC 공채 기상캐스터로 입사, 평일·주말 뉴스 날씨를 맡았다. 당시 밝혀지지 않았던 사인은 지난달 27일 한 매체가 고인의 유서를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원고지 약 17장 분량의 유서에는 오요안나가 생전 일부 동료 기상캐스터들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에 대해 MBC는 지난 1월 28일 "(타 언론사가 보도한 대로) 고인이 사망 전 MBC 관계자 4명에게 피해 사실을 알렸다면 그 관계자가 누구인지 저희에게 알려주시기 바란다"고면서 "무슨 기회라도 잡은 듯 이 문제를 MBC 흔들기 차원에서 접근하는 세력들의 준동에 우려를 표한다"고 입장문을 냈다.
이후 31일 다시 보도자료를 내고 "외부 전문가를 위원장으로 하는 진상조사위를 구성하기로 했다"고 공지했다. 본격 조사는 이번 주부터 시작된다고 한다.
고용노동부는 MBC에 '자체조사 지도' 공문을 발송한 상태다. 노동부는 "근로기준법상 직장 내 괴롭힘은 사용자가 조사하도록 돼 있다. MBC 관할인 서울서부지청을 통해 자체 조사를 지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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