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

전고체전지용 고체전해질을 3배 빠르게 만들었다

전기연구원, 고체전해질 생산법 업그레이드
생산시간을 14시간에서 4시간으로 단축
에너지밀도 30% 향상되고 1000번 이상 사용

전고체전지용 고체전해질을 3배 빠르게 만들었다
전기연구원 하윤철 박사(오른쪽)가 업그레이드형 공침법으로 전고체전지용 고체전해질을 더 빠르고, 품질 좋게 만드는 데 성공했다. 전기연구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한국전기연구원(KERI) 차세대전지연구센터 하윤철 박사팀은 전고체전지용 황화물계 고체전해질 생산시간을 3배 이상 빠르게 만드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또 이 기술로 만든 전고체전지는 현재 쓰이고 있는 리튬이온전지보다 에너지밀도가 30% 이상 향상됐으며, 1000번 이상 충방전을 거듭해도 전기 충전용량이 80% 이상 유지됐다.

연구진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포항공대(POSTECH), ㈜대주전자재료와 함께 이 기술을 개발해 최근 특허 출원까지도 마쳤다.

연구진은 지난 2021년 개발한 고체전해질 대량생산법인 공침법을 업그레이드했다. 이 기술은 고가의 황화리튬 없이도 리튬, 황, 촉매 등의 원료들을 한꺼번에 용기에 넣어 용액 속에 녹여내고, 이를 침전시킨 후 필터로 걸래내는 방식이다.

업그레이드된 생산방식은 고체전해질 생산시간을 14시간에서 4시간으로 대폭 줄였다.

또 고체전해질 품질도 향상됐다. 기존 제조법들은 양산화 과정에서 낮은 이온전도도를 보여 고질적인 문제가 됐었다. 하지만, 이번 업그레이드형 공침법을 양산화 과정에 적용하면 고체전해질의 이온전도도는 5.7 mS/㎝를 기록해 액체전해질(~4 mS/㎝) 수준을 넘어선다.

이와함께, 해당 고체전해질을 스마트폰 전지의 1/5 수준에 해당하는 700㎃h 용량의 전고체전지 파우치셀에 적용하여 상용 리튬이온전지(270Wh/㎏)보다 높은 에너지 밀도인 352Wh/㎏를 달성했다.

뿐만 아니라 전고체전지를 1000회 충·방전한 실험 결과도 80% 이상의 용량을 유지해 안정적인 수명도 확인했다.

하윤철 박사는 "공침법은 고체전해질 제조 방식에 공침 기술을 세계 최초로 도입했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면, 업그레이드형은 공침법의 원리를 상세하게 분석해 최적화를 실현하고, 더 좋은 결과물도 만들어낸 성과"라며 "전고체전지를 저렴한 비용으로 대량생산하는 시대를 활짝 여는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고체전지용 고체전해질을 3배 빠르게 만들었다
전기연구원 하윤철 박사팀이 업그레이드형 공침법을 통해 탄생한 전고체전지용 고체전해질 분말. 전기연구원 제공
공침법에 대한 정밀한 메커니즘 분석은 국내 최고의 대학 연구진이 맡았다. KAIST 변혜령 교수팀은 리튬의 용해 정도에 따라 발생하는 각 중간산물의 화학적 분석을 주도하면서, 같은 대학 백무현 교수팀과 포항공과대학교(POSTECH) 서종철 교수팀의 양자 계산 및 음이온 질량 분석의 도움을 받아 정확한 분자 구조를 밝혀냈다.
이를 기반으로 ㈜대주전자재료는 실제 고체전해질 양산에 적용될 연속 공정에 관련 기술을 접목했다.

연구진은 "이 기술이 고체전해질 합성 뿐만아니라 다양한 기능성 코팅막 제조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연구진은 이 기술을 에너지 분야 국제 저명 학술지인 '에너지 스토리지 머티리얼스(Energy Storage Materials)'에 발표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