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이재명 교섭단체 대표연설
실용주의 정책으로 중도층 공략
'먹사니즘' 넘어 '잘사니즘' 제시
노동시간 단축 '주 4일 근무' 주장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도입 추진
與 "이번엔 말바꾸지 말라" 비판
조기 대선이 가시화되는 가운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새로운 비전으로 모두가 함께 잘 사는 '잘사니즘'을 제시했다. 기존 정책 방향인 '먹사니즘'에서 한발 더 나아가 성장론을 다시금 강조하며 실용주의 이미지를 부각, 중도층 공략을 이어가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10일 국회 본회의에서 '회복과 성장, 다시 대한민국'이라는 제목으로 약 40여분간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나섰다. 이 대표는 "회복과 성장은 더 나은 내일을 위한 필요조건"이라며 "당력을 총동원해 회복과 성장을 주도하겠다"고 밝혔다.
■ 최다 언급 키워드는 '성장'..."모두가 함께 잘 살아야"
최근 민주당은 '성장론'을 내세우며 실용주의 정책 추진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차기 대선 준비 조직인 민주당 집권플랜본부는 지난 6일 신년 세미나에서 '성장 우선 전략'을 발표했다. 경제성장률을 5년 내 3%대, 10년 내 4%대로 끌어올리고, 인공지능(AI), 문화, 안보 등 3축의 성장 동력을 구축해 경제 성장을 견인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날 연설에서도 '성장'이 28번으로 가장 많이 언급됐다. 이 대표는 "성장해야 나눌 수 있고, 더 성장해야 격차도 더 줄일 수 있다"며 "정치가 앞장서 합리적 균형점을 찾아내고 모두가 행복한 삶을 꿈꿀 수 있는 진정한 사회대개혁의 완성, 그것이 바로 '잘사니즘'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이 대표는 '기본 사회를 위한 회복과 성장 위원회' 설치를 약속했다.
특히 이 대표는 성장을 위해 이념과 진영 논리에서 벗어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경제를 살리는 데 이념이 무슨 소용이고, 민생을 살리는 데 색깔이 무슨 의미가 있나"라며 "진보 정책이든 보수 정책이든 유용한 처방이라면 총동원하겠다"고 밝혔다.
■ 李 '국민소환제' 도입 제안에 與 "자살골"
또한 이 대표는 국회의원 국민소환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소환제는 국회의원 등 선출직 공직자를 국민 투표를 통해 임기 만료 전에 파면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이 대표는 연설에서 "국민의 주권 의지가 일상적으로 국정에 반영되도록 직접 민주주의를 강화하겠다"며 "그 첫 조치로 국회의원 국민소환제를 도입하도록 해보겠다"고 밝혔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자살골", "법인카드 쓴 것을 토해내라", "불체포특권 포기는 어떤가"라고 항의했다. 1973년생 이하 친한동훈계 모임인 '언더73'은 기자회견을 열고 "당장 2월 중에 여야 합의로 국회의원 국민소환제를 도입하고, 첫 번째 소환 대상자로 이 대표를 지정해 투표를 실시할 것으로 역으로 제안한다"며 "(이 대표가) 국민에게 주권을 돌려주는 이번 일에서만큼은 말을 바꾸지 않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성장론'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주장을 이어갔다. 김대식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반성과 자기 성찰이 없었다. 잘사니즘은 어떻게 보면 뻥사니즘"이라며 "이 대표가 말뿐만이 아닌 행동으로 실천해 주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act@fnnews.com 최아영 기자
이 시간 핫클릭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