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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신료 부족으로 조연출 없고, 너무 바뻐"..'병산서원 못질' KBS, 황당한 변명

"수신료 부족으로 조연출 없고, 너무 바뻐"..'병산서원 못질' KBS, 황당한 변명
지난해 12월 30일 KBS2 새 드라마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 제작진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경북 안동 병산서원 만대루에 못을 박고 있다(왼쪽). 오른쪽 사진은 지난달 2일 오후 병산서원 만대루 나무 기둥에서 발견된 두께 2∼3㎜, 깊이 약 1㎝의 못자국. 출처=페이스북,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KBS 드라마 제작팀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경북 안동 병산서원에 7차례 못질을 해 검찰에 송치된 가운데, 수신료 부족 및 노동조건 등이 서원 훼손의 주된 이유였다고 변명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다.

KBS가 이달 초 홈페이지에 공개한 시청자위원회 1월 회의록에는 KBS 2TV 새 드라마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의 촬영팀이 못질로 병산서원을 훼손한 문제에 대한 질의가 있었다.

지난달 16일 개최된 회의에서 김영조 KBS드라마 센터장은 "일단 문화재 훼손에 대해 정말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망치질을 했다는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잘못"이라고 사과했다.

이어 “수신료가 별로 안 들어와서 그런지 조연출도 없는 프로그램이 많다. 이 드라마에도 조연출이 없고 현장에 KBS 직원은 1명 밖에 없었다. 그러니 이런 일에 대해 대처할 만한 KBS 직원이 없고, 거기다가 프리랜서들이니까 이런 일에 대해서는 의식이 굉장히 부족한 상황”이라고 변명했다.

그러면서 "병산서원은 특별한 경우인데 드라마 제작 현장이 너무나 바쁘고 제작비도 별로 없고, 주 52시간제로 인해 너무 빨리 진행돼야 되는 상황 등 사고 위험이 있는 게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김 센터장은 "제가 어렸을 때 조연출을 할 땐 (실제의) 궁에서도 촬영을 했다. 거기에서 화로도 피우고 불도 들고 다녔다"면서 "지금은 시민의식이 높아져 궁 같은 곳은 촬영이 너무 어려워졌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어 "재발 방지를 위한 제작 가이드라인은 거의 완성 중이다"라며 외주 스태프들에 대해서 충분히 교육을 시키고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그래도 KBS도 너무나 지금 사실 절박한 상황에 놓여있다는 점을 이해해 주셨으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KBS는 병산서원 만대루, 동재 등에 촬영 소품을 설치하기 위해 여러 군데 못질을 했다가 물의를 빚었다.
이후 안동시는 KBS를 문화유산 훼손으로 고발했고, KBS는 문화재 훼손을 사과하고 촬영분 전량을 폐기했다.

안동경찰서는 지난 10일 병산서원을 훼손한 KBS 드라마 소품팀 관계자 3명을 '문화유산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30일 서원 내 일부 고건축물 기둥 등 10여 군데에 소품용 모형 초롱을 달고자 못질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