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세 당시 공장 취직시켜 주겠다는 말 듣고 일본군 따라가
하얼빈 위안소로 끌려가 끔찍한 피해
1998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신고로 피해 사실 알려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와 워싱턴 평화의 소녀상 건립추진위원회’ 관계자들이 2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인근 버지니아주 애넌데일에서 열린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9.10.28. (사진= 정의기억연대 페이스북) photo@newsis.com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길원옥 할머니가 16일 별세했다. 향년 97세.
신영숙 여성가족부 장관 직무대행은 이날 "길 할머니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 사실을 국내외적으로 알리기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하셨던 분"이라며 "또 한 분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떠나보내 매우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별세 소식을 전했다.
1928년 9월 10일 생인 길 할머니는 13세 당시 공장에 취직시켜 주겠다는 말을 듣고 가족 누구에도 말하지 않고 일본군을 따라갔다. 이후 하얼빈 위안소로 끌려가 폭력과 착취 등 끔찍한 피해를 입었다.
길 할머니는 1998년 용기를 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신고로 피해 사실을 알렸다. 이후 길 할머니는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꾸준히 활동했다. 수요 시위와 일본 증언 집회는 물론 유엔(UN) 회의에도 참석해 수차례 피해 사실을 증언했다. 또 각종 활동을 통해 국제 사회가 전시 성폭력 피해자들의 인권회복을 위해 연대해 줄 것을 지속적으로 요청했다.
신 직무대행은 "생전에 많은 풍파를 겪으셨던 만큼 평안을 찾으시길 바란다"며 "여가부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면밀히 살펴 지원하고, 피해자 분들의 명예와 존엄 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길 할머니가 세상을 떠나면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는 7명으로 줄었다. 정부에 등록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는 모두 240명으로, 현재까지 233명이 사망했다.
생존자의 지역별 거주지는 서울과 대구, 경북, 경남 각 1명, 경기 3명이다. 연령별로는 90∼95세 2명, 96세 이상 5명으로 평균 연령은 95.7세다.
길 할머니의 빈소는 연수구 인천적십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18일 오전 9시30분.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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