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6800억 베팅..CJ그룹 전략 승부수 통해
KDB생명타워 전경. KB자산운용 제공
올리브영 제공.
[파이낸셜뉴스] CJ올리브영이 서울 용산구 소재 KDB생명타워의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몸 값 약 6800억원을 베팅한 것으로 알려졌다. CBD(중심권역)의 프라임 오피스 개발사업이 3.3㎡당 4000만원이 넘는 것을 고려한 CJ그룹의 전략이 통했다는 평가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B자산운용과 매각자문사 NAI코리아-컬리어스코리아는 최근 우선협상대상자에 CJ올리브영을 선정했다.
CJ올리브영은 이미 빌딩 임대면적의 40%를 사용 중이라는 점에서 유력한 원매자로 꼽혔다. 2026년 임대차 계약이 만료되는 상황으로 본사 사옥 확보가 필요해서다.
KDB생명타워는 원매자 40곳 이상이 IM(투자설명서)을 수령해 검토했고, 매각 현장실사 투어에 30곳 가량이 참석하는 등 인기를 끌었던 오피스다.
KB자산운용으로서는 2022년 수익자 변경을 통한 방식으로 매각을 시도한 후 재매각에 성공한 사례를 만들게 됐다. 최근 CBD(중심권역) 소재 오피스들의 밸류에이션(가치)이 올라오면서 매각을 시도한 것이 주효했다. 금리 인하 기조가 있는 것도 상업용 부동산 밸류에이션 유지에 한몫했다.
KDB생명타워는 서울시 용산구 한강대로 372 소재다. 서울역 지하철 4호선 12번 출구에 인접한 만큼 교통 편의성이 높은 편이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B노선 개통시 기존 지하철 1·4호선, 공항철도와 더불어 5개 철도노선이 교차하는 ‘퀸터플 역세권’이다.
2013년 9월 준공된 오피스다. 연면적 8만2116㎡다. 지하 9층~지상 30층 규모다. 1~30층은 오피스, 지하 1~2층은 리테일로 사용 중이다. 건폐율은 48.23%, 용적률은 987.33%를 적용받았다. 전용률은 47.8%, 7월 말 공실률은 0.4%다. 서울역 지하철과 지하 연결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KDB생명보험은 2022년 4분기 임차층 5개에 대한 5년 연장계약을 선체결하기도 했다. CJ올리브영, 외국계 기업 등 다수의 우량 임차인이 건물을 사용하고 있다.
앞서 KDB생명타워의 기존 소유주는 칸서스자산운용이 설정한 펀드였다. 다만 실질적 매각 권한은 KDB생명에 있었다. 칸서스자산운용이 빌딩을 매입할 당시 KDB생명을 주요 임차인으로 확보하면서 콜옵션을 주는 조건을 계약했기 때문이다. 3800억원에 KDB생명타워를 우선 매입할 수 있는 조건였다. KDB생명은 콜옵션을 KB자산운용에 매각, 매수인인 KB자산운용의 펀드가 콜옵션을 행사하고 콜옵션의 프리미엄을 KDB생명에 지급한 바 있다. KB자산운용은 2018년 약 4250억원에 인수했다. 'KB스타오피스일반사모부동산모투자신탁제3호'를 통해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서울역 일대 개발로 KDB생명타워의 가치도 높아지고 있다. 서울역 북부역세권 개발이 진행 중으로 서울역 북부역세권 사업은 총 1조7000억원을 들여 컨벤션, 오피스, 호텔, 오피스텔 등으로 이뤄진 ‘강북의 코엑스’를 만드는 것이 골자다.
IB업계 관계자는 "KDB생명타워는 서울역 인근 개발에 힘입어 가치가 높아 질 것으로 보인다"며 "인근 경쟁 빌딩 대비 건물 경쟁력이 높을 뿐만 아니라 조망과 넓은 주차공간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김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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