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조사에 비상계엄 당시 ‘국회 진입’ 진술
尹, 3차례 전화…“체포·끌어내라·부수라"
지난 4일 헌재선 “체포 지시 없어” 증언
이진우 전 육군 수도방위사령관이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5차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제공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이진우 전 육군 수도방위사령관이 '12·3 비상계엄' 선포 당일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국회 진입을 독촉 받자 “못 들어가는데 왜 자꾸 그러십니까”라고 반박한 정황이 검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해당 진술은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 대통령의 공소사실 중 하나인 “문을 부수고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는 지시가 실제로 있었음을 뒷받침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 전 사령관은 현재 내란 혐의로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서울신문은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이 전 사령관이 검찰 조사에서 “대통령이 세 번째 통화에서 ‘문을 부수고 끌어내라’고 할 때 국회의원을 말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진술한 내용을 파악했다고 19일 보도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4일 0시 30분부터 국회로 병력을 출동시킨 이 전 사령관에게 약 3차례 전화한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사령관은 윤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체포’, ‘끌어내라’, ‘부수라’는 말을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내란 사태 주요 피의자 공소장 등에 따르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역시 이 전 사령관에게 수시로 전화해 “왜 안 되느냐”, “왜 못 들어가느냐”고 국회 진입을 지시했다. 당시 이 전 사령관은 “본회의장 앞까지 사람이 너무 많다”며 현장 상황을 설명했지만, 윤 대통령이 재차 이 전 사령관에게 전화해 목소리를 높여 질책하자 “못 들어가는데 왜 자꾸 그러십니까”라고 맞대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사령관은 검찰 조사에서 또 윤 대통령과 김 전 장관을 두고 “지금은 두 사람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솔직하게 국민들에게 무슨 일을 왜, 이렇게 했는지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사령관은 독실한 크리스천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 전 사령관은 지난 4일 윤 대통령 탄핵심판의 5차 변론기일엔 증인으로 출석해 “누군가를 체포하라거나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의결을 저지하라는 지시를 받은 적이 없다”며 검찰 진술과는 다른 증언을 했다.
현재 윤 대통령 측은 탄핵심판 등을 통해 국회 계엄군 투입은 질서 유지 목적이었을 뿐 국회의원을 끌어내거나 국회 의결을 저지하려는 목적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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