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책 19일 온라인 예약 판매 시작과 함께 온라인 서점 1위
출판사 메디치 "문의 많이 온다"-교보문고 "판매 시작과 함께 예약"
오는 26일 정식 출간되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책 ‘한동훈의 선택-국민이 먼저입니다’ 표지./사진=교보문고
[파이낸셜뉴스] 19일 오전 9시쯤 온라인 사전 예약을 시작한 책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교보문고에선 예약을 시작한 당일 베스트셀러 1위로 직행했고 예스24에도 2위에 올랐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쓴 384쪽 분량의 ‘한동훈의 선택-국민이 먼저입니다’라는 제목의 책이다. 오는 26일 정식 출간된다.
무슨 책인가
출판사가 온·오프라인 서점에 제공한 책 정보는 간결하다.
교보문고 온라인 서점의 ‘책 소개’ 글엔 "계엄의 바다를 건너 새로운 시대로 나아가는 한동훈의 국민을 위한 ‘선택’과 ‘생각’이 오롯이 담겨 있다”며 "‘한동훈의 선택’에서는 비상계엄 반대, 계엄 해제 의결, 질서 있는 조기 퇴진 시도, 대통령 탄핵소추안 통과, 그리고 당 대표 사퇴까지의 14일 300시간의 이야기가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듯 생생하게 펼쳐진다”고 돼 있다.
대담 형식으로 이뤄진 ‘한동훈의 생각’에서는 정치를 하는 이유, 공직자로서의 사명, 꿈꾸는 행복한 나라 등 그의 정치관과 철학을 들여다볼 수 있다.
눈길을 끈 건 저자 소개다. 한 전 대표에 대해 "1973년 서울 중화동에서 태어나 충북 청주 모충동에서 자랐다. 서울대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제37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사법연수원을 수료하고 공군 법무관으로 입대해 36개월간 강릉 18전투비행단에서 복무한 뒤 대위로 전역했다”는 설명만 있다. 초·중·고등학교 이름이나 21년간 재직한 검사 경력은 넣지 않았다.
대신 “국민의힘 당 대표와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냈으며 그에 앞서 법무부장관으로 일했다”며 “이성과 합리, 상식과 국민의 눈높이를 중시하는 자유민주주의자”라는 정치 경력이 적혀 있다. 그러면서 원칙과 책임을 강조하며 법질서 확립과 격차해소에 진심이라는 한 전 대표의 소신과 철학은 물론 인공지능(AI), 청년 문제 등 관심사를 소개한다.
정식 판매 전부터 뜨겁다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의 책을 소개하는 교보문고 홈페이지에 올라온 리뷰(왼쪽)와 한동훈 팬 카페에 만들어진 책 관련 메뉴. /사진=교보문고, '위드후니' 카페
책 출간에 가장 뜨겁게 반응하는 곳은 한 전 대표의 팬 클럽인 '위드후니'다. 회원수 9만명을 넘은 네이버 카페엔 이미 '구매' '리뷰' '선물' 등 책과 관련된 메뉴에 인증글이 올라오고 있다.
"친정 아버지와 아버지 친구분들에 선물, 3차 4권 구매"라거나 "딸과 언니, 오빠, 동생 그리고 지인 3명에게 8권" 등의 글이다.
교보문고에도 책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는 댓글이 줄줄이 달렸다.
출판사나 서점가는 정식 판매가 시작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시장 반응을 묻는 질문에 조심스럽게 답했다. 답변은 '소극적'이지만, 담겨 있는 메시지는 '예상을 뛰어넘는 뜨거운 반응'이다.
메디치미디어 관계자는 20일 "몇 부를 찍는지 알려 줄 수 없고 2쇄 계획을 얘기하기도 이르다"면서 "다만 반응이 뜨겁다 보니 조심스러운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교보문고 관계자 역시 "(한 전 대표의 책은) 사전 예약을 시작하면서 바로 1위에 올랐다. 빠르게 판매되고 있는 건 맞다"며 "출판사에서 물량을 받으면 정식 출간일에 맞춰 온라인 사전 예매는 순서대로 배송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온라인과 오프라인에 물량을 나눠서 배치하기 때문에 현장에서도 구매할 수 있다"며 "다만 구매자가 많을 경우 확보된 수량에 따라 구매가 어려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베스트셀러에 자리한 정치 서적들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에 마련된 베스트셀러 순위. /사진=서윤경 기자
한 전 대표의 책처럼 탄핵국면은 서점가에도 변화를 줬다. 20일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매장에 소개된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에는 지난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한강의 소설책들과 함께 정치 관련 서적들이 한 자리씩 차지했다.
1위엔 유튜브 구독자 100여만명을 보유한 한국사 스타강사 황현필씨의 '황현필의 진보를 위한 역사'가 올랐다. 지난 7일 초판을 발행했다.
정치인도 아닌 한국사 강사의 책을 정치 관련 서적이라 보는 데는 작가의 최근 행보와 관련 있다. 황씨는 보수 진영 스피커로 부상한 한국사 일타강사 전한길씨의 반대 쪽에서 탄핵 찬성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도태우·박주현·윤용진·현성삼 변호사가 공동저자로 이름을 올린 'STOP THE STEAL 대법원의 부정선거 은폐기록'는 이날 6위로 주저앉기는 했지만, 오랜 시간 1위에 있었다.
STOP THE STEAL은 지난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지지자들이 선거에서의 부정행위를 주장하며 사용한 구호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의 구호로 쓰이고 있다.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옥중에서 출간한 '조국의 함성-길 없는 길을 두려움 없이 가다' 역시 13위에 자리했다. 이 책은 지난 10일 출간하고 이틀 뒤 2쇄를 찍었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팬덤층이 있는 정치인의 책은 출간과 함께 반응이 좋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박근혜 회고록' 등이 대표적"이라며 "반대로 'STOP THE STEAL'은 유튜브 등에서 회자되면서 뒤늦게 판매량이 늘어난 책"이라고 전했다.
기대감 높이는 출판사, 메디치
메디치미디어가 출간한 정치 관련 책. /사진=메디치미디어 홈페이지
한 전 대표의 책이 뜨거운 관심과 반응을 얻는 데는 지난해 12월 16일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고 63일만인 지난 16일 페이스북에 정계 복귀를 예고하는 글에 "책을 한 권 쓰고 있다"는 내용을 담아서다.
이유는 또 있다. 책을 내는 곳도 기대감을 높였다. 메디치미디어가 그 동안 내놓은 정치인들의 책을 보면 한 전 대표와는 거리가 멀어 보여서다.
문재인 정부 때 여권 인사였던 당시 김경수 경남지사의 '사람이 있었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당신은 아직 지지 않았다', 양정철 전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장의 '세상을 바꾸는 언어' 등이 대표적이다.
‘리틀 노무현’인 김두관 전 의원이나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자치발전비서관을 지낸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 광명시장을 지낸 양기대 전 의원 등도 메치디를 통해 책을 냈다.
그렇다고 진보 성향의 정치인들 책만 낸 건 아니다.
소수지만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 정치인들도 있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2014년 '한국 사회, 무엇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란 책을 냈고 윤여준 전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장과 정의화 전 국회의장도 메디치에서 책을 썼다.
메디치미디어 관계자는 "전화로 문의하는 사람들 중에 '메디치에 왜'라는 질문들을 꽤 하신다"면서 "책을 읽으면 그 이유를 알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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