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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男 집안일 덜하면 출산율 낮아…한국 대표적” 노벨상 경제학자의 지적

WP, 클로디아 골딘 美 하버드대 교수 논문 소개
“남성 집안일 비중에 따라 출산율 달라진다” 내용
대표적인 ‘최저출산 국가’ 사례로 한국 꼽아

“男 집안일 덜하면 출산율 낮아…한국 대표적” 노벨상 경제학자의 지적
(자료사진) / 뉴스1 ⓒ News1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저출산 현상이 전 세계적인 문제로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남성의 가사노동 참여도에 따라 출산율이 달라진다는 분석이 나왔다. 또한 세계 최저 출산율을 기록 중인 한국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혔다.

워싱턴포스트(WP) 칼럼니스트 헤더 롱이 18일(현지시간) 칼럼에서 소개한 클로디아 골딘 미국 하버드대 교수의 ‘아기와 거시경제’ 논문에 담긴 내용이다. 골딘 교수는 여성 노동 시장 진출과 고질적인 성별 임금 격차의 원인에 대한 연구로 2023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연구의 주된 내용은 남성이 집안일을 더 많이 하는 곳에서는 출산율이 높고, 반대로 집안일을 적게 하는 곳에서는 출산율이 낮다는 것이다.

골딘 교수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여성이 노동시장에 빠르게 진입한 반면, 집안일에 대한 남성의 생각은 이러한 추세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충돌이 발생해 전 세계적인 저출생 문제가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또한 한국, 그리스, 이탈리아, 일본, 포르투갈, 스페인 등 출산율이 1.3% 내외로 떨어진 '최저출산 국가'와 미국, 덴마크, 프랑스, 독일, 스풰덴, 영국 등 출산율이 1.6% 내외인 '저출산 국가'의 차이가 여기서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그 중에서도 2023년 기준 합계출산율은 0.72명으로 세계 최저를 기록한 한국이 대표적인 사례로 거론됐다. 한국 여성은 남성보다 매일 약 3시간 더 많은 가사노동을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농촌 국가였던 한국이 급속한 경제발전을 이루면서 소득도 빠르게 증가했고 여성들의 노동시장 진출도 가속화됐다. 그러나 남성들은 여전히 여성이 집에 있어야 한다는 전통적인 생각을 지니고 있으며, 이러한 충돌이 출산율 저하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또한 한국과 마찬가지로 최저출산 국가에 해당하는 일본과 이탈리아에서도 여성이 남성보다 매일 3시간 이상의 가사노동을 부담하는 반면, 출산율이 높은 스웨덴은 남녀 가사노동 차이가 1시간 미만이라고 짚었다.


골딘 교수는 "급속한 성장을 경험하면 각 세대에게 현대 사회에 적응할 충분한 시간을 주지 않는다. 그들을 현대 사회로 밀어 넣어 버린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부부가 육아와 가사 노동을 균등하게 분담하기 위한 방법으로 "남성은 다른 아빠들도 집안일을 더 많이 하고 있다고 믿어야 한다"라고 제안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