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 폐렴으로 9일째 입원 중인 프란치스코(89) 교황의 상태가 위중하다고 교황청이 밝혔다.
교황청은 지난 22일 성명을 통해 "교황의 상태는 여전히 위중하다”며 “오전에 천식과 비슷한 호흡 곤란 증세를 보여 고용량 산소 치료를 했으며, 매일 진행하는 혈액 검사에서 혈소판 감소증과 빈혈이 확인돼 수혈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로선 예후가 확실하지 않다"라며 “교황은 의식이 있으며 오늘은 안락의자에 앉아 있었다. 하지만 어제보다 더 고통스러워 했다”고 전했다.
AP통신은 "교황청이 교황의 입원 뒤 그의 병세를 설명하며 '위중하다'는 표현을 공식적으로 쓴 것은 처음으로, 이 표현은 통상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매우 심각해 집중적인 의료 치료가 필요하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교황은 이달 초부터 기관지염을 앓다 지난 14일 이탈리아 로마의 한 병원에 입원했다. 18일 흉부 컴퓨터단층촬영(CT) 결과 양쪽 폐에 폐렴이 확인됐다.
외신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출신의 프란치스코 교황은 젊은 시절부터 호흡기가 약했으며, 과거 심각한 폐렴을 앓아 한쪽 폐의 일부를 절제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CNN에 따르면 교황은 2021년 결장의 일부를 제거하는 외과 수술을 받았으며, 2023년에도 기관지염으로 입원한 적이 있다.
의료진은 특히 교황이 폐렴 때문에 겪을 수 있는 합병증인 패혈증을 중대한 우려로 지목하고 있다.
교황의 담당의 세르지오 알피에리 박사는 기자회견에서 "교황에 있어서 가장 큰 위협은 호흡기에 있는 세균이 혈류로 침투해 패혈증을 유발하는 것"이라며 "(기존) 호흡기 문제와 그의 연세를 고려하면 그가 패혈증에 걸린다면 회복하기는 정말 어려울 것”이라며 교황의 쾌유를 기도해달라고 당부했다.
다만 교황청은 교황의 건강 상태를 둘러싼 소문과 추측에 대응하고 있다. 교황청 국무원장인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은 이탈리아 현지 매체 '코리에레 델라 세라'와의 인터뷰에서 교황의 사임 가능성에 대해 "불필요한 소문"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통제되지 않은 루머가 퍼지고 몇몇 잘못된 발언이 나오는 건 일반적인 현상이지만 (사임과 관련된) 특별한 움직임은 없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현재 의사들의 권고에 따라 모든 외부 일정을 취소한 상태다.
교황이 태어난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메트로폴리탄 대성당과 바티칸의 성 베드로 대성당에는 주말 내내 가톨릭 신도들이 모여 교황의 회복을 염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2013년 266대 교황으로 선출됐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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