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트랜스젠더 배우 헌터 샤퍼
새 여권 신청하자 여성 아닌 남성으로 표기
트럼프 정부 행정명령 영향
/사진=연합 지면외신화상(게티이미지/AFP)
[파이낸셜뉴스] 미국 할리우드 유명 배우 겸 모델인 트랜스젠더 배우 헌터 샤퍼(27)가 새 여권을 신청했다가 여성이 아닌 남성으로 표기된 여권을 받았다고 밝혔다.
샤퍼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지난 21일(현지시간) 이와 관련한 영상을 올렸다. 영상에서 샤퍼는 지난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여권을 도난당해 새 여권을 갱신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로스앤젤레스(LA)에 있는 국무부 영사사업국을 방문해 이전과 같은 절차로 여권 갱신 신청을 했다는 샤퍼는 평소처럼 신청서 작성 시 자신의 성별을 여성으로 기재했다. 그러나 새 여권을 받은 뒤 확인해보니 그의 성별은 ‘남성’으로 되어 있었다고 한다.
샤퍼는 여권의 성별이 바뀐 이유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첫날 발표한 행정명령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생물학적 성을 우선으로 하겠다는 취지로 '젠더 이데올로기와 극단주의로부터의 여성 보호 및 연방정부의 생물학적 진실 복원' 행정명령에 서명한 바 있다.
현지 언론은 이에 따라 미국 정부 기관은 출생 시 지정된 남성과 여성이라는 두 가지 성별만 인정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출생증명서와 신분증명서가 일치하지 않는 트랜스젠더의 성별 수정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런 일이 일어날 거라곤 생각지도 못했기 때문에 큰 충격을 받았다"라고 말한 샤퍼는 "트랜스젠더로서 내 정체성을 바꿀 수 없기 때문에 여권에 'M'(Male의 첫 글자로 남성을 뜻하는 표기) 표시는 상관없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내가 원하거나 필요해서가 아니라, 그보다 훨씬 더 자주 정체성을 드러내야 할 것 같다“라며 자신이 트랜스젠더임을 밝혀야 하는 상황이 더 잦아질 것이라는 점에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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