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통 매듭장인과 협업한 가방
중국 누리꾼들 반발에 삭제한 펜디
김은영 매듭장인과 함께 제작한 펜디 가방/사진=서경덕 성신여대 교수팀
[파이낸셜뉴스]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펜디(FENDI)가 한국 전통 매듭 장인과 협업한 가방을 자사 홈페이지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삭제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펜디 측에 항의 메일을 보냈다고 밝혔다.
4일 서 교수는 "협업 가방을 삭제한 건 중국 누리꾼의 억지에 굴복한 꼴"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앞서 펜디는 서울시 무형문화재 13호 김은영 매듭 장인의 손이 보태진 핸드백을 지난해 말 공개했다. 이는 지난 1997년 디자인된 일명 '바게트 백'에 각국 공예 기술을 더해 예술작품으로 재해석하는 프로젝트의 하나였다.
그러나 이를 본 중국 누리꾼들은 "한국이 중국 문화를 도용했다", "펜디는 중국 문화를 존중하라" 등의 주장을 제기했다.
이러한 중국 누리꾼들의 일방적인 주장에 펜디 측은 공식 폼페이지 등 SNS에 김은영 매듭장과 협업한 게시물을 삭제했다. 다만 펜디 측은 게시물 삭제 이유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중국 관영 매체 글로벌타임스도 "중국 매듭은 당나라와 송나라의 민속 예술로 시작해 명나라와 청나라 때 인기를 얻은 장식용 수공예품"이라며 자국민들의 억지 주장에 힘을 보탰다.
이에 서 교수는 "한중일의 매듭은 엄연히 다르다"며 "중국 매듭은 종류가 다양하고 화려하는 것이 특징이고, 한국 전통 매듭은 단색의 끈목을 이용하여 모양을 맺고 아래에 술을 달아 비례미와 율동미를 추구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 중국 누리꾼들의 억지에 속지 말고, 빠른 시일 내에 공식 홈페이지와 SNS에 게시물을 다시 올리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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