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

"다이어트 콜라에 나도 속았다"… 한 의사의 고백

다이어트 콜라의 단맛 '인공감미료' 분석 연구
인슐린 수치 높이고 동맥경화 발병률도 높여
체중도 증가… 차도, 우유도 좋지만 물이 최고

"다이어트 콜라에 나도 속았다"… 한 의사의 고백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저는 다이어트 음료의 약속에 속았습니다. 건강을 위해 응급실 근무를 할 때면 2캔씩 마시던 일반 콜라를 다이어트 버전으로 바꿨습니다. 광고 속 다이어트 콜라 모델까지는 아니더라도 체중을 줄일 거라 기대했지만, 슬프게도 실현되지 못했습니다."

의사인 롭 갤로웨이씨가 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다이어트 콜라로 바꾸면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될 거라 믿었던 의사들이 틀린 이유'란 제목으로 게재한 글의 내용 중 일부다.

갤로웨이씨는 "이론적으로 본다면 인공감미료로 만든 무설탕 껌이나 다이어트 음료는 혈당 수치나 칼로리 섭취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설탕 맛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모두에게 좋은 것처럼 보인다"면서 "설탕을 줄이는 건 비만, 2형 당뇨, 암, 심장마비, 뇌졸중과 충치의 위험을 줄이는 걸 의미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인공감미료가 체중 감량 등 기대한 효과를 내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됐다. 이유를 찾던 갤로웨이씨는 최근 국제 과학저널 '셀 메타볼리즘(Cell Metabolism)'에 실린 한 편의 논문에서 답을 발견했다.

해당 논문은 지난달 20일 스웨덴 카롤린스카의대 연구팀이 쥐에게 인공감미료인 아스파탐이 든 먹이를 먹인 뒤 생기는 변화를 관찰한 결과를 담았다. 연구는 12주 동안 쥐에게 매일 아스파탐 0.15%가 든 먹이를 먹이고 일반 먹이를 먹은 대조군 쥐와 비교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아스파탐이 혈중 인슐린 수치를 높이고 동맥 경화를 유발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실험에선 사람이 다이어트 음료를 하루에 세 캔씩 섭취하는 것과 비슷한 농도의 아스파탐을 쥐에게 마시게 했다.

연구팀은 아스파탐을 많이 섭취할수록 쥐의 인슐린 수치가 높아진다는 걸 확인했다. 인슐린 수치가 높아진다는 건 체중이 증가하고 2형 당뇨병 등에 걸릴 수 있음을 의미했다.

인슐린 수치가 올라간 쥐는 동맥경화 발병률도 높였다. 이밖에 염증과 동맥경화증을 유발하는 유전자를 활성화하는 사실도 알게 됐다.

갤로웨이씨는 "이 실험은 인공감미료가 인슐린 수치를 증가시켜 동맥경화증을 유발하고 이는 다시 염증성 사이토카인인 CX3CL1을 유발한다는 걸 증명했다"며 "이 논문은 인공 감미료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인체에 무해한 대체제가 아니라는 걸 보여줬다"고 단언했다.

"다이어트 콜라에 나도 속았다"… 한 의사의 고백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갤로웨이씨는 또 다른 연구를 근거로 인공감미료가 체중 증가를 유발한다는 점도 설명했다.

미국의 미네소타 의과대학이 주도한 연구에서 확인한 "특정 인공감미료를 장기간 섭취하면 체지방이 증가하고 비만 위험이 높아진다"는 사실이다.

미네소타 의과대학은 인공감미료에 초점을 맞춰 20년간 3000명 이상 성인의 식습관을 분석했다. 그 결과 인공감미료를 정기적으로 장기간 복용하면 체지방이 더 많이 축적되는 걸 발견했다.
특히 간과 같은 장기 주변에 저장되는 유해한 내장 지방이 증가했다.

갤로웨이씨는 "건강을 위해 설탕 섭취를 줄이는 건 중요하지만, 인공감미료가 들어간 음료로 대체하는 것은 답이 아니다"라며 "더 건강한 음료는 차, 커피, 희석된 과일 주스, 우유다. 그리고 가장 좋은 건 물"이라고 강조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