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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폭행해도 '솜방망이'…'공무집행방해' 실형 17% 불과

공무집행방해 사건 75%가 집행유예
경찰 상대 흉기 위협·상해 비율 50%

경찰 폭행해도 '솜방망이'…'공무집행방해' 실형 17% 불과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전북의 한 정육점에서 직원과 말다툼을 벌이다가 출동한 경찰관의 얼굴을 손바닥으로 가격한 A씨는 지난달 19일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 B씨는 인천의 한 아파트에서 행인과 몸싸움을 벌이다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인천서부경찰서 소속 경찰관을 벽으로 밀치고 가슴을 폭행한 혐의로 지난달 14일 1심에서 벌금 1000만원에 처했다.

최근 5년간 경찰 등을 대상으로 한 공무집행방해 사건에서 실형이 선고된 비율은 1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권력을 향한 범죄임에도 처벌이 지나치게 관대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 폭행해도 '솜방망이'…'공무집행방해' 실형 17% 불과
출처=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민생침해범죄 동향과 정책대안 구축'

5일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의 '민생침해범죄 동향과 정책대안 구축' 보고서를 보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내려진 판결 100건 가운데 75건(75%)이 집행유예로 나타났다. 반면, 실형을 선고받은 사례는 17건(17%)에 불과했다. 벌금형은 12건(12%)으로 평균 벌금액은 313만원이었다.

공무집행방해는 직무를 수행하는 공무원을 폭행하거나 협박해 업무를 방해하는 행위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피고인 105명 중 구속된 사례는 18명(17.1%)에 불과했고, 동종 전과가 있는 경우는 41명(39%)이었다. 이들 중 폭력 범죄 전과자는 21명(51.2%)으로, 동종 전과자의 평균 전과 횟수는 1.5건으로 집계됐다.

폭행 유형 중 흉기를 사용한 비율은 절반에 달했다. 피고인 105명 중 15명(14.3%)은 흉기로 위협했으며, 38명(36.2%)은 실제로 흉기를 사용해 공무원을 찌르거나 때린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자 157명 중 대부분이 경찰공무원으로, 77명(49%)은 범행 당시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다. 피고인을 추격하거나 제지한 경우는 70명(44.6%), 요청이나 거부 의사를 밝힌 경우는 8명(5.1%)에 불과했다.

보고서는 "공무집행방해죄에 대한 관대한 처벌(낮은 구속률과 실형 선고 비율)로 인해 범죄 억제 효과가 저해되고 있다"며 "형량을 상향하고, 상습범에게는 누적 형벌을 적용하는 등 처벌 수위를 강화할 필요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공무집행방해죄' 처벌 규정을 추가하는 법안이 발의됐지만 계류 중인 만큼, 조속한 통과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냈다. 공무원을 향한 위력적인 방해 행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다양한 상황에 적용할 수 있도록 공무집행방해죄의 처벌 범위를 넓혀야 한다는 지적이다.

조준택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집행유예 비율이 75%라는 것은 실제로 법정구속돼 실형을 사는 비율이 10%대로 매우 낮은 것"이라며 "경찰관 등 공권력에 대한 저항은 중하게 다뤄져야 하는 범죄임에도 불구하고 양형 기준이 여전히 아쉽다"고 꼬집었다.



scottchoi15@fnnews.com 최은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