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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장 논란' 젤렌스키, 佛 대통령 마크롱 만날 땐 양복 입었다는데… [팩트, 첵첵첵]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 회담·포럼 사진

'복장 논란' 젤렌스키, 佛 대통령 마크롱 만날 땐 양복 입었다는데… [팩트, 첵첵첵]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미국과의 정상회담에서 '복장 논란'을 일으켰지만, 정장 차림을 한 적도 있었다. 사진 왼쪽과 오른쪽은 정장 차림의 젤렌스키 대통령이 각각 세계경제포럼 창립자인 클라우스 슈바브 집행위원장과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을 만난 모습. /사진=세계경제포럼 홈페이지, 셔터스톡

[파이낸셜뉴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국과 우크라이나 정상회담이 파행으로 끝난 뒤 온라인은 여전히 시끄럽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의 옷차림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측의 심기를 건드렸다는 분석이 나온 뒤로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정장 착용 사진 찾기에 나선 네티즌까지 나타났다.

당시 보수 성향의 케이블채널 '리얼아메리카보이스'의 기자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왜 정장을 입지 않느냐(Why don't you wear a suit)"며 "이 나라에서 최고위급 사무실에 있는데 당신은 정장 입기를 거부했다. 많은 미국인이 당신이 이 자리의 위엄을 존중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뒤 나온 젤렌스키 대통령의 대답 때문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당연히 (정장이) 있다. 전쟁이 끝난 후에 입겠다"고 답했다.

인도 델리에 본사를 둔 뉴스체커는 4일(현지시간) "몇몇 소셜 미디어 이용자들은 젤렌스키가 정장을 입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클라우스 슈바브 세계경제포럼(WEF) 창립자이자 집행위원장을 만나는 사진을 올렸다"고 전했다.

뉴스체커가 주목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글은 해당 사진을 근거로 "전쟁이 끝나면 (정장을) 입겠다던 젤렌스키 대통령이 거짓말을 했다"고 주장한 것이었다.

'복장 논란' 젤렌스키, 佛 대통령 마크롱 만날 땐 양복 입었다는데… [팩트, 첵첵첵]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전쟁 후 입겠다'던 정장을 클라우스 슈바브 집행위원장(왼쪽)과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을 만날 때는 입었다며 올라온 SNS글. /사진=X 캡처

X(옛 트위터)엔 "슈바브를 만날 땐 정장을 입더니 미국 대통령을 만날 때는 못 입냐"거나 "마크롱과 회담 때 입던 걸 미국 대통령 만날 땐 안 입었다. 미국에 대한 존경과 존중이 필요하다"는 글이 사진과 함께 올라왔다.

그들의 주장대로 젤렌스키 대통령이 미국을 존중하지 않은 것인지 뉴스체커가 확인했다. 구글 렌즈 검색을 통해 SNS에 올라온 사진의 출처를 찾아보니 슈바브 집행위원장과 찍은 사진은 WEF 홈페이지에 있었다.

WEF는 해당 사진에 대해 2020년 1월 22일 촬영해 업로드했다는 정보와 함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클라우스 슈바프 WEF 창립자 겸 회장이 2020년 1월 22일 스위스 다보스-클로스터에서 열린 WEF 연례 회의에서 만났다"는 설명을 적었다.

2022년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2년 전 사진이다.

'복장 논란' 젤렌스키, 佛 대통령 마크롱 만날 땐 양복 입었다는데… [팩트, 첵첵첵]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와 전쟁하기 전인 2020년 정장을 입고 참석한 세계경제포럼에 지난 1월엔 삼지창이 그려진 올리브색 셔츠를 입은 채 참석했다. /사진=세계경제포럼 홈페이지

지난 1월 젤렌스키 대통령은 WEF에서 또다시 연설할 때는 미국 방문 때 입었던 것과 비슷한 옷을 입고 있었다.

정장 차림의 젤렌스키 대통령이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만난 사진 역시 2019년에 촬영된 것이다.

이미지를 제공하는 셔터스톡은 X에 게시된 사진을 "프랑스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이 2019년 6월 17일 프랑스 파리의 엘리제 대통령궁에서 열린 회담에 앞서 우크라이나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를 환영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뉴스체커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기간 중 젤렌스키 대통령이 외국 지도자를 만나거나 국제적인 포럼에서 연설할 때 사진을 찾아봤고 모두 정장 대신 우크라이나를 상징하는 삼지창이 새겨진 검은색이나 올리브색 셔츠를 입고 있었다고 전했다. 지난해 조 바이든 당시 미국 대통령과의 회동에서도 젤렌스키는 비슷한 차림새로 만났다는 점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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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