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AP/뉴시스] 이란에서 '도덕경찰'에 연행된 뒤 살해된 여대생 마샤 아미니의 사진.
[파이낸셜뉴스] 여성들의 히잡 착용에 반대하는 노래를 발표한 이란 가수가 74번의 채찍질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6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미국 CNN 등은 이란의 가수이자 음악가인 메흐디 야라히가 여성들에게 히잡을 벗으라는 노래를 발표해 74대의 태형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야라히의 변호사인 자라 미누이는 자신의 X(옛 트위터)에 “2025년 3월 5일, 테헤란 이슬람 혁명 법원 제26부가 내린 74대의 채찍질 판결의 마지막이 집행되어 사건이 종결되었다”라고 적었다.
이란 국영통신사(IRNA)에 따르면 야라히는 지난 2024년 1월, “이슬람 사회의 도덕과 관습에 반하는 불법 노래를 발표한 혐의”로 체포되어 테헤란 혁명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고 징역 2년 8개월과 태형 74회를 선고받았다. 형기 1년을 복역한 야라히는 벌금을 내고, 채찍질까지 받아야 했다.
야라히가 체포된 이유는 그가 2023년 9월 발표한 ‘너의 히잡(Roo Sarito)’이라는 노래 때문이다. 이 노래는 지난 2022년 9월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붙잡혔다가 의문사한 마흐사 아미니(22) 사건을 계기로 불거진 대규모 반정부 시위 ‘여성, 삶, 자유’ 운동 1주년을 맞아 발표한 것으로, 야라히가 이 노래에 "스카프를 벗어“, ”눈물에 저항해“ 등의 가사를 넣은 것이 문제가 됐다.
야라히는 태형을 받은 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계속된 지지에 감사드리며, 변호사들께도 깊이 감사드린다. 바하이의 자유를 위해 대가를 치를 각오가 되어 있지 않다면 자유를 가질 자격도 없다.
해방을 기원하며”라며 해시태그에 마흐사 아미니의 이름을 적었다. 이는 이란 내에서 차별과 억압을 받고 있는 종교, 성별 등이 자유로워지기를 바란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란에서는 지난해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황금곰상을 받은 이란의 유명 영화감독 모하마드 라술로프(52)가 여배우에게 히잡을 씌우지 않았다는 이유로 8년 징역형을 선고받고 태형과 벌금형, 재산몰수형을 내린 바 있다.
/사진=메흐디 야라히 SNS 갈무리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이 시간 핫클릭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