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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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주택금융공사 서울중부지사에서 주택연금 관련 안내문이 붙어있다. 사진=뉴시스
산 좋고 물 좋고 공기도 좋은 사찰에서 생활하면 어떨까요. 그것도 한달 생활비로 100만원만 낸다고 하면 중산층도 저렴한 비용으로 노년을 보낼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 한 사찰이 전원형 실버타운을 만들어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경남 의령의 ‘일붕사’라는 사찰이 전원형 실버타운을 만들었습니다. 보증금 없이 2년치 생활비 2640만원을 내면 10평 남짓 주택과 식사를 모두 해결해 준다고 합니다. 1인 기준으로 한달에 110만원으로 주거와 식사를 해결하고, 노인대학을 통해 다양한 문화강좌를 들을 수 있습니다.
실버타운 붐..."중산층에게는 높은 벽"
최근 실버타운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최고급형 실버타운도 엄청난 보증금에 생활비를 받아도 남는 게 없다고 합니다. 공사비, 운영비 특히 인건비와 식재료비 등이 크게 올랐기 때문입니다.
결국 중산층을 위한 실버타운은 쉽게 만들어지기 힘든 것이 현실입니다. 또 선분양이 가능한 실버타운은 인구소멸지역에서만 건립될 수 있는 등 제약도 있습니다. 임대분양을 한다고 해도 이미 토지비·공사비는 물론 각종 물가가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저렴하게 운영한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얼마 전에 국회 관계자들과 함께 양주시 사찰을 방문했습니다. 사찰에 많은 내방객들이 올 수 있도록 하는 방안에 대해 설명 드렸는데요. 그 중 하나가 바로 실버타운을 사찰 내에 건립하는 방안입니다.
일단 토지비가 아주 저렴합니다. 그리고 사찰 내 실버타운은 템플스테이 수준의 깔끔하고 가성비 높은 건물로 공사하면 공사비도 줄일 수 있습니다. 여기에 입소하는 고령층이 직접 내 손으로 밥도 같이 해드시고, 청소도 같이 하면 인건비까지 줄일 수 있습니다. 실버타운에 템플스테이를 같이 넣는다면 청년 및 중장년층들과 다양한 프로그램을 같이 수행할 수 있습니다.
사찰 실버타운 조성...지방소멸도 해결
국내에서 최고의 고령층 거주 지역은 바로 시골에 있는 경로당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도심의 노인들에게는 마땅히 노후를 보낼 공간이 없습니다. 그래서 실버타운 붐이 일고 있습니다. 하지만 앞서 이야기 했지만 중산층 실버타운은 쉽지 않습니다.
대안으로 사찰에 실버타운을 만들면 중산층 노년층도 좋은 공간에서 생활하고, 서로 모여서 일을 같이 하니까 인건비도 줄일 수 있습니다.
또 자녀들이 오면 주변 관광지가 활성화 되고, 템플스테이와 같이 운영하면 다른 세대와 공존도 가능합니다,
이렇게 한다면 지방에 대규모 은퇴자 마을을 엄청난 돈을 들여서 따로 안 만들어도 됩니다. 고령층 문제, 내수관광 문제, 지방소멸 문제 등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방안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최원철 한양대학교 부동산융합대학원 교수
※이 글은 필자의 주관적인 견해이며,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ljb@fnnews.com 이종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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