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전 헌재 인근인 안국역 2번 출구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한덕수 국무총리의 탄핵심판이 기각된 것을 듣고 춤을 추고 있다. 사진=김동규 기자
[파이낸셜뉴스] 한덕수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소추가 기각으로 결정되자, 안국역 2번 출구 주변에선 일순간에 환호 소리가 터져 나왔다. 5~6명의 지지자들은 가수 정수라씨가 부른 "아! 대한민국"에 맞춰 춤을 추기도 했다. 춤을 주도한 전모씨(53)은 "정의가 이긴다. 진실은 살아있다. 우리가 이겼다"며 "얼씨구 절씨구 차차차"라고 흥얼 거리며, 노래를 불렀다. 전씨의 가슴에는 '국민이 뽑은 대통령, 국민이 지킨다' 문장의 '대통령 국민변호인단' 슬로건이 붙어 있었다.
24일 오전 10시 10분께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로 보이는 이들은 휴대폰에서 한 총리 선고 결과를 확인한 뒤 정보를 공유하며 박수를 치거나 만세를 불렀다. 헌재 인근 재동초등학교 앞에서 "기각됐다"는 소리와 함께 주먹을 움켜쥔 이모씨(67)은 "헌재가 드디어 정신을 차렸다"며 "윤 대통령도 곧 복귀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헌재에 대한 신뢰감이 생겼다는 의견도 들을 수 있었다. 전씨와 함께 안국역 2번 출구 앞에서 춤을 춘 한 윤 대통령 지지자는 "지금까지 헌재를 신뢰하지 않았는데 이제는 헌재를 믿을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우리가 이길 것이다. 헌재는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도 기각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헌재 앞에서 108배를 하고 있던 박모씨(70)는 "공권력이 제자리로 찾아가는 느낌"이라고 짧게 소회를 밝혔다.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에 대한 헌재의 빠른 판단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김모씨(68)은 "언제까지 헌재가 정의롭지 않는 이 상황을 계속 둘 것이냐"며 "빨리빨리 판단을 해야 나라가 정상화되지 않겠냐"고 지적했다.
또 다른 지지자들은 길거리에서 "이재명 죽어라"와 "이재명 구속" 등을 외치기도 했다.
이날 헌재 앞은 그간 집회와 비교해 한산했다.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 예고편으로 평가되는 한 총리의 탄핵소추 결과였지만, 지지자의 운집 규모는 윤 대통령의 변론기일 때와 달리 크지 않았다. 오전 10시께 헌재 인근인 교동초 앞 삼거리에는 윤 대통령의 탄핵 기각을 바라는 지지자 5~6명 정도가 그쳤다.
경찰이 헌재 앞과 건너편 도보의 통행을 제한한 것 역시 지지자들이 모이지 못한 이유 중 하나로 분석된다. 경찰은 헌재 주변 100m를 집회 금지구역으로 설정하고 지지자들이 도로에 머물지 못하도록 곳곳에 펜스를 설치해 놨다.
현장에서 만난 한 경찰 관계자는 "1인 시위라고 해도 1인 시위자가 모여 대규모 시위를 이루는 현재 앞 집회의 특성을 고려해 경비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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