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굴 25년 만에 유전자 재분석 진행 과정에서 신원 확인
정전 10여일 앞둔 1953년 7월 금성지구 전투서 22세로 전사
[파이낸셜뉴스]
고 김영기 하사의 유해. 사진=국방부 제공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2000년 9월 강원 철원군 근동면 일대에서 발굴한 유해가 당시 국군 제8사단 소속 고(故) 김영기 하사인 것으로 확인돼 72년 만에 아들의 품에 안겼다고 1일 밝혔다.
김 하사가 6·25 전쟁 참전 당시 집에 두고 떠났던 어린 아들은 73세가 되었다.
이날 국유단은 유족의 희망에 따라 광주광역시 동구에 위치한 그의 아들 김성록 씨의 자택에서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를 열었다. 김 씨는 "아버지를 찾지 못했다는 연락을 받을 때마다 (내가) 죽기 전에만 모셨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갖고 있었다"며 "생전 어머니께서 주신 아버지의 사진이 유해를 찾기 위해 노력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다"고 소회를 밝혔다.
해당 유해는 유해 발굴 사업이 시작된 첫해에 나온 국군·유엔군 유해 334구와 유품 9370점 중 하나로, 이 중 신원이 확인된 건 김 하사가 세 번째다.
김 하사의 신원 확인은 2015년 지역별 전쟁 역사에 기초해 만들어진 병적부, 전사자 명부를 살펴보던 국유단 탐문관이 유가족 소재를 추적해 확보한 유전자 시료를 통해 시도했으나 기술적 문제 등으로 당시엔 확인하지 못했다.
그러다 국유단이 2021년 3월부터 발굴된 지 오래된 유해를 대상으로 유전자 재분석을 진행하던 과정에서 유족의 유전자와 부자 관계가 일치함이 판명됐다.
1931년 5월 강원 정선에서 태어난 김 하사는 1953년 1월 부인과 태어난 지 8개월 된 갓난아기를 남겨두고 입대했다. 국군 제8사단 소속으로 여러 전투에 참여하다 정전 10여 일 전 벌어졌던 1953년 7월 금성지구 전투에서 전사했다.
금성지구 전투는 국군 6개 사단(수도·3·5·6·8·11사단)이 중부전선 금성 돌출부를 탈취하려는 중공군 5개 군 예하 15개 사단의 공격을 방어하고 저지한 전투다.
국유단은 6·25 전사자의 신원 확인을 위해 전국에서 유전자 시료 채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전사자의 친, 외가 8촌까지 신청 가능하며, 거동이 불편하거나 생계로 인한 방문이 어려울 경우 국유단 대표번호로 전화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제공한 유전자 정보를 통해 전사자의 신원이 확인될 경우 1000만원의 포상금이 지급된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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