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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격의 주주 행동주의" 올 1분기 주총 입김 거셌다 [fn마켓워치]

DI동일·에이치피오·콜마홀딩스 등 주주연대·행동주의 펀드 선임 인사들 이사회 입성

"진격의 주주 행동주의" 올 1분기 주총 입김 거셌다 [fn마켓워치]
소액주주들의 주주행동주의를 챗GPT가 형상화 한 이미지. 챗GPT제공.

[파이낸셜뉴스] 최근 상법 개정 움직임을 타고 지난해부터 거세진 주주행동주의가 올해 무르익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올 1분기 상장사들의 주총이 일단락 된 가운데 일부 기업에서 소액주주 연대나 국내외 행동주의 펀드들이 선임한 인사들이 이사회에 속속 입성해서다.

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올 주총에서 소액주주연합과 행동주의 펀드들이 선임한 인사들이 이사회에 진입한 주요 기업은 △DI동일 △티플랙스 △에이치피오 △콜마홀딩스 △유엑스엔 등 5곳 이상에 달한다.

우선 DI동일의 경우 6년 만에 소액주주 연합이 추천한 인사로 감사가 교체됐다.

회계처리 기준 위반에 따른 과징금과 최대주주에 대한 대여금 등으로 홍역을 치른 데 대해 사측은 지난 3월 28일 주주총회에서 감사위원회 설치를 대책으로 내놨다. 그러나 소액주주 측이 표 대결에서 승리하면서 기존 감사를 바꾸는 쪽으로 일단락 됐다.

정기 주주총회에서 소액주주가 추천한 김종태 회계법인 세진 회계감사팀 이사가 DI동일의 새로운 감사로 선임된 것이다. 사측이 제안한 이준규 한국철도공사 전략기획실 및 사업개발본부 차장에 대한 찬성은 1061만3114주 중 399만3163주(37.62%)에 그친 반면, 김 이사는 찬성 662만6946주(62.44%)를 얻었다. 소액주주 측은 2019년 3월 주총에서 선임돼 지금까지 자리를 지켜 온 김창호 감사를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행동주의펀드 스트라이드파트너스도 에이치피오의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주제안인 감사위원 선임안을 통과시켰다. 이는 상장 이후 처음으로 주주제안을 통해 감사위원이 이사회에 진입한 사례다. 실제 스트라이드파트너스가 지난 3월 31일 열린 에이치피오 정기주총에서 제안한 ‘제3-2호 의안: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남중구 후보자 선임안’이 출석 주식 기준 56.26%(397만7435표)의 찬성을 얻어 최종 승인됐다.

이번에 선임된 남중구 신임 감사위원은 법무법인 인헌의 대표 변호사로, 코스닥 상장사의 횡령·배임 사건 등 기업 법무에 풍부한 경험을 보유한 인물이다. 스트라이드파트너스는 “기업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감사의 독립성을 보장하는데 적합한 후보”라며 남 변호사의 선임을 추진해왔다.

코스닥 상장사인 스테인리스 가공업체 티플랙스도 주총에서 소액주주 연대가 추천한 구희찬 전 부사장이 상근 감사로 선임됐다. 소액주주 플랫폼인 헤이홀더를 통해 의결권 있는 주식 56.11%를 확보한 결과다.

미국계 행동주의 펀드 달튼인베스트먼트도 뷰티기업인 콜마홀딩스 이사회 진입에 성공해 눈길을 끈다. 지난 3월 31일 세종시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임성윤 달튼코리아 공동대표를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이 통과된 것이다. 현재 임 대표는 시카고대 MBA(경영학 석사) 출신으로 달튼인베스트에서 파트너포트폴리오 매니저와 시니어 애널리스트를 맡고 있다.

달튼은 지난 12일 콜마홀딩스 보유 지분이 5.02%에서 5.69%까지 늘었다고 공시하면서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여로 변경했다.

달튼인베스트먼트는 한국콜마 외에도 국내 10개 이상 법인에 투자하며 본격적인 한국 진출에 나섰다. 달튼은 지난달 달튼코리아(Dalton Korea)를 설립하고 임성윤 미국 본사 파트너와 메릴린치 한국 리서치 헤드 출신인 송기석을 공동대표로 선임한 바 있다.
현재 시장에서 공시를 통해 드러난 달튼의 투자처는 콜마홀딩스가 유일하지만 향후 활발한 행보가 기대되고 있다.

여기에 행동주의 펀드로 유명한 얼라인파트너스도 최근 코웨이에 이어 스틱인베스트먼트, 덴티움까지 지분을 잇따라 확보해 세를 키우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상법 개정 움직임과 함께 최근 기업들이 증자나 알짜 사업 분리 상장 등 주주가치에 위반되는 움직임이 많이 포착되면서 소수 주주연대를 비롯 국내외 행동주의펀드들까지 지난해말부터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올해도 이같은 흐름은 본격화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