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대학 대표 김준희씨... 관저 앞 라이브방송서 밝혀
대통령실 관계자와 대학생들 앞쪽에 배치키로 계획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 결정 후 일주일 만인 11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를 떠나기 앞서 정문 앞에서 자유대학 소속 학생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이 11일 오후 한남동 대통령 관저를 떠나 886일만에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사저로 복귀했다. 이날 눈길을 끈 장면은 관저 정문 앞에서 기다리던 청년 지지자들이었다.
차량에서 내린 윤 전 대통령은 남색 정장에 넥타이를 매지 않은 모습으로 등장해 '과잠'(대학교 학과 잠바)을 입은 청년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포옹하고 악수했다.
이날 이 장면은 윤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전국 40여 개 대학 학생 연대인 '자유대학' 소속 대학생들과 대통령실이 계획한 것으로 전해졌다.
관저 퇴거 모습이 방송사와 유튜브 카메라를 통해 생중계되는 상황에서 청년 세대가 윤 전 대통령을 적극 지지하는 모습을 노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사실을 밝힌 건 자유대학 대표인 한양대 재학생 김준희씨였다. 윤 전 대통령이 관저를 떠나기 1시간 40여 분 전부터 진행한 라이브 방송을 통해서다.
자유대학은 지난 8일부터 전날까지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에서 모여 '윤 어게인(YOON AGAIN)'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한남동 관저 앞까지 행진을 이어갔다.
이날 방송을 하던 김씨는 "앞 쪽에 배치해 주신다고 해서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며 "인간띠를 사저까지 한다고 하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관계자들께서 관저 쪽으로 와 달라고 부탁을 받아서 이쪽으로 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대화를 이어가던 김씨는 다시 한번 "일단은 오늘 그냥 대통령실 쪽에서 저희더러 와 달라 해 주신 거 같다. 감사하게 앞 쪽에 배치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김씨의 발언이 나오기 전 라이브방송을 진행하던 또 다른 자유대학 운영자는 "연락 다 해 둔 상태다. (과잠 입은 학생들) 다 올 거다. 걱정 안 해도 된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마이크를 통해 현장을 정리하는 관계자의 목소리에서도 관저 앞에 청년들을 배치하려는 노력이 드러났다.
이 관계자는 "2030 청년들 앞으로 오셔서 신분증을 지참하시고 청년들은 들어갈 때 꼭 (윤 어게인) 피켓 들고 들어가 달라"고 당부했다.
여기서 '들어가는 곳'은 경찰 펜스로 출입을 제한한 대통령 관저 정문 앞이었다.
이어 "청년들만 남고 나머지는 서 계실 필요 없다. 건너편으로 가시던가 한남대교 입구에 서 있어 달라"며 "여기 계셔 봐야 아무 의미 없다"고 강조했다.
화면에는 잡히지 않았지만, 관저 앞 철수를 요청하는 말에 일부 지지자의 항의가 이어진 듯 이 관계자는 "젊은 사람들에게 양보해 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서 과잠을 입은 자유대학 소속 대학생들과 인사를 나누는 모습. /사진=유튜브 자유대학TV 캡처
잠시 후 라이브방송에선 신분증을 보여주고 펜스를 통과하는 과정을 보여줬다. 자유대학 청년들은 경광봉을 든 경호처 직원들의 인도로 이동했다.
주머니와 가방 속 소지품 검사를 할 때면 경호처 직원이 이들의 손에 들려 있는 카메라를 대신 들어주기도 했다.
이후 "과잠 앞으로 오래요"라고 외치며 대열을 정비하는 모습도 보였다.
자유대학의 라이브방송은 이날 오후 5시 7분께 정문 앞에서 4분여간 과잠 입은 청년 등과 인사를 나누는 윤 전 대통령을 비추며 오열하는 소리와 함께 끝이 났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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