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파이낸셜뉴스] 노래방 마이크에 입을 대고 노래를 부른 한 여성이 입술에 물집이 잡히는 바이러스에 감염돼 8년째 시달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헤르페스 1형 바이러스, 입·코·성기·항문 등에 발생
22일 중국 매체 펑파이 신문에 따르면 중국 저장성에 거주하는 20대 여성 A씨는 지난 2017년 노래방에서 마이크에 입을 붙이고 노래를 부른 이후 입 주변에 물집이 생겼고, 8년째 고통을 겪고 있다.
A씨는 "처음엔 입 주변에 물집이 생기고 가려운 정도여서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며 "하지만 증상이 계속 반복돼 결국 검사를 받았고, 헤르페스 1형 바이러스(HSV-1)에 감염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8년 동안 물집이 입과 코 주변에 계속 났고, 최근에는 뺨까지 번졌다"며 "노래방 등에서 노래를 부를 땐 개인위생에 반드시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HSV-1은 피부에 포진과 홍반을 유발하는 흔한 바이러스 감염 질환으로, 주로 입, 코, 턱을 비롯해 엉덩이, 성기 부위에도 발생할 수 있다.
이 바이러스는 유전적, 생물학적 유형에 따라 8종으로 구분된다. 대표적인 것은 단순 헤르페스(herpes simplex virus) 1형과 2형이다. 두 가지를 합하여 단순포진 바이러스라고도 한다. 헤르페스 1형은 입술, 얼굴, 및 눈에 감염을 일으키고, 제2형은 주로 성기의 바깥 부분과 항문 주위에 감염을 일으킨다.
입이나 코 주변에 물집, 통증, 가려움, 붉은 반점 등을 유발하며 전염성도 매우 강해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과 식기, 수건, 립밤 등을 함께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감염이 이뤄질 수 있다.
물집이 생기기 전 따끔거리거나 가려운 느낌이 먼저 나타나고, 이후 입술 주변이나 코, 뺨, 턱 등에 작은 포도송이 같은 수포가 무리 지어 생긴다. 보통은 짧은 기간 후 자연스럽게 낫지만, 그렇다고 완치된 것은 아니다. 헤르페스 바이러스는 신경절에 잠복해 있다가 피로, 스트레스, 면역 저하 등의 상황에서 다시 활성화돼 재발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물집 만진 손으로 다른 물건만 만져도 전염
구순포진이 생겼을 때는 물집을 만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따갑고 가려운 증상 때문에 무심코 손이 갈 수 있지만, 물집을 건드릴 경우 타인에게 전염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발현 부위가 확산될 위험도 있다. 특히 손을 통해 눈으로 옮겨질 경우, ‘헤르페스성 각막염’으로 진행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헤르페스성 각막염은 눈의 자극감, 눈부심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시력 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 각막 궤양을 일으키기도 하는데, 궤양이 심한 경우에는 염증이 눈 속으로 번져 홍채염을 일으킬 수 있고 각막의 천공으로 악화될 수도 있다. 각막의 천공은 실명까지 이를 수 있는 위험한 상태다.
얼굴에 뽀뽀 받은 2세 여아 시력 잃은 사례도
실제로 지난해 8월 2세 여아가 얼굴에 뽀뽀를 받은 뒤 헤르페스 바이러스에 감염돼 한쪽 눈의 시력을 잃은 사례도 있었다.
헤르페스 바이러스는 입술뿐 아니라 손가락 등 다른 부위에도 나타날 수 있으며, 심할 경우 중추신경계를 침범해 뇌수막염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노래방에서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마이크 커버를 사용하는 것이 기본이며, 마이크에 입을 직접 대는 행동은 피해야 한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이 시간 핫클릭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