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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수사 대상 이사, 계속 앉아있을 건가"...고려아연, 김광일·강성두에 사실상 퇴진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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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핵심기술 기업에 사법 리스크는 치명적"
이사회 책임 있는 판단 요구

"검찰 수사 대상 이사, 계속 앉아있을 건가"...고려아연, 김광일·강성두에 사실상 퇴진 압박
박기덕 고려아연 사장이 지난 3월 28일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 호텔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고려아연이 김광일 홈플러스 공동대표와 강성두 이사를 향해 공개적으로 이사회 퇴진을 요구했다.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인사가 국가기간산업을 책임지는 시가총액 16조원 규모의 상장사 이사직을 유지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주장이다.

고려아연은 9일 입장문을 통해 "경영진과 임직원의 노력으로 창사 이래 최대 분기 매출과 101분기 연속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했지만, 특정 세력의 반복된 비방과 흠집내기가 기업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며 "이사회의 책임을 저버린 인사는 즉시 사임해야 한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올해 들어 두 차례 주주총회와 표대결 등 경영권 분쟁이 이어지는 와중에도 1·4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고 강조했다. 안티모니·인듐 등 전략광물 부문에서 수익성을 확대하며, 글로벌 비철금속 시황 악화 속에서도 전략소재 공급기지로서 입지를 강화했다는 평가다.

다만 실적과 무관하게, MBK파트너스와 영풍 측이 박기덕 대표이사의 연임을 두고 검찰 수사를 근거로 연일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는 게 고려아연의 입장이다. 회사는 자사주 공개매수와 유상증자 철회 등이 관련 법령에 따라 이사회 결의를 거쳐 진행됐으며, 고소인 신분인 일부 주주들이 의도적으로 법적 절차를 유도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고려아연은 김광일 이사의 이력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김 이사는 홈플러스 대표로 재직 중이던 지난 2021년, 대규모 자산 유동화 거래와 관련해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은 전력이 있다.

고려아연은 "국민 노후자금이 투입된 연기금과 일반 투자자에게 피해를 안긴 당사자가 여전히 이사직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법 리스크에 놓인 인사가 국가핵심기술 보유 기업의 이사로서 경영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상황"이라며 "특히 내부 자료를 활용해 적대적 기업결합(M&A)을 유도하려는 시도는 이사로서의 기본 의무를 저버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고려아연은 "이사회는 특정 주주를 대리하는 기구가 아니라, 회사 전체의 가치를 지키기 위한 판단을 내려야 한다"며 "이제는 갈등과 왜곡을 멈추고, 회사와 주주 모두를 위한 책임 있는 결정을 내려야 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moving@fnnews.com 이동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