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020년 백악관서 TV 시청하는 모습
YTN 영상과 합성한 '가짜뉴스'...외신이 증명
윤석열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페이스북에 만든 모임방에 올라온 사진과 글. /사진=페이스북
[파이낸셜뉴스] 한덕수 전 대통령 권한대행이 지난 2일 대통령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하는 뉴스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청하는 모습이 보수 진영에서 화제가 됐다.
AFP통신은 14일(현지시간) 이달 초 한 전 총리의 대통령 선거 출마 뉴스를 트럼프 대통령이 '시청하면서 (한 전 총리를) 지지하는' 사진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반복적으로 공유되면서 해당 사진의 팩트체크에 나섰다고 전했다.
AFP 보도대로 해당 사진은 페이스북의 그룹 만들기 기능을 이용해 윤석열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모여 있는 방에도 공유됐다.
한 그룹 모임엔 사진과 함께 "특별한 한덕수 님이야말로 트럼프에게 인정을 주는(받는) 것"이라며 "트황께서 직접 출마 선언도 지켜 보셨다"는 글이 한글로 적혀 있다. 트황은 한국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붙여 준 별명으로 트럼프의 이름에 황상(황제폐하)을 더한 합성어다.
이 게시글을 본 사람들은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선거를 예의주시하는 듯 하다. 그는 이재명을 어떤 수단으로든 막으라고 지시했을 것"이라거나 “(한)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지켜보고 지지하는 후보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에 대해 부정적으로 말해서는 안 된다”는 댓글을 달았다.
페이스북에 올라온 조작된 이미지(왼쪽)와 워싱턴포스트에 게재된 사진. /사진=AFP
AFP는 SNS를 통해 공유되는 사진의 진위를 가리기 위해 구글에서 검색어와 이미지를 조합해 원본 사진의 출처를 찾아냈다.
바로 '트럼프 행정부 1기' 시절인 지난 2020년 11월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뉴스 보도를 보는 모습을 워싱턴포스트가 사용했다. 12월 보도에 해당 사진을 사용하면서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20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대화한 후 텔레비전을 시청하고 있다"는 설명을 달았다. 시애틀 타임스나 게티이미지에서도 동일한 사진을 찾을 수 있다.
원본 사진 속에 붙여 넣은 이미지는 YTN이 지난 2일 한 전 총리가 대선 출마를 선언하는 걸 보도한 영상을 캡처한 것이다.
한덕수 전 총리가 지난 2일 대선 출마를 선언하는 현장을 YTN이 보도하는 영상. 이 영상 속 장면은 트럼프 대통령이 해당 보도를 시청하는 것으로 속이기 위해 활용됐다. /사진=YTN 유튜브 채널
AFP는 한 전 총리가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9일 만에 국민의힘과 후보 단일화 협상에 실패하면서 물러난 사실을 전하며 현재 보수 성향의 국민의힘은 진보 성향의 선두주자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에 맞서 단독 후보인 김문수 후보를 내세웠다고 전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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