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

"'Z세대'에 스마일 이모티콘 쓸 때는 조심"…이모티콘에 담긴 세대차

기성세대, 있는 그대로 해석…'디지털 원주민', 함의 담아
행복을 표현하던 노란색 스마일…무시와 냉소로 받아들여
'엄지척''반짝임'…기성세대는 긍정, Z세대는 냉소·비웃음

"'Z세대'에 스마일 이모티콘 쓸 때는 조심"…이모티콘에 담긴 세대차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파이낸셜뉴스] 순간을 표현하는데 다양하게 쓰이던 이모티콘이 세대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면서 잘못된 생각을 전달할 수 있는 만큼 사용에 주의해야 한다는 경고가 나왔다.

가령 대표적인 이모티콘인 '스마일' 이모티콘은 밀레니얼 세대와 그보다 나이 많은 세대에게 그저 행복을 표현하는 방식으로 사용됐다면, Z세대(1997년~2006년 태어난 세대)들에겐 냉소나 아이러니를 상징했다.

뉴욕포스트, 데일리메일 등 외신은 디지털 기술과 함께 자란 '디지털 원주민' 세대에게 이모티콘은 다양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지난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특히 기성 세대에게 친근하고 익숙하게 쓰이던 기본 이모티콘은 10대들에게 혐오의 표현이나 마약을 지칭하는 은어로 사용되고 있었다.

미국 가족 지원 단체 지원 사이트 ‘포 워킹 페런트(For Working Parents)’의 창립자 아밋 칼리는 “10대들이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에서 흔하게 사용되는 기본 이모티콘들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뜻을 갖고 있다”며 이 같이 설명했다.

뉴욕포스트는 노란색의 웃는 얼굴을 한 '스마일' 이모티콘은 30세 이하에겐 완전히 다른 의미로 받아들여진다고 짚었다. 상대를 무시하거나 노골적으로 비꼬는 의미로 사용돼 상대에게 해당 이모티콘을 보낼 경우 기분을 상하게 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도 미국 브루클린의 한 미디어 업체에서 일하는 21세의 하피자트 비시의 경험을 통해 30대층에선 기본 이모티콘을 행복하다는 긍정적인 의미로 사용하는 반면 10대와 20대 초반의 연령대 사이에선 해당 이모티콘이 상대가 자신을 가르치려 드는 듯한 공격적인 의미로 해석한다는 사실을 알렸다.

비시는 입사 당시 동료들로부터 웃는 표정의 기본 이모티콘을 받고 당황했었던 기억을 떠올렸다.

그러면서 “무시당하는 느낌이었다. 진심 어린 미소가 아니라, 곁눈질하는 듯한 의미로 보였다”며 “상대 동료들이 나이가 많다는 걸 감안해야 했다. 나는 이 이모지를 비꼬는 의미로 쓴다”고 WSJ에 말했다.

스마일 이모티콘 외에도 세대에 따라 해석을 달리하는 이모티콘은 또 있었다.

데일리메일은 '반짝임'이나 '엄지척' 이모티콘을 기성 세대는 감사나 기쁨 등 긍정적인 감정을 표현하는 데 사용했다면 Z세대는 냉소적인 어조로 활용했다.

이모티콘 사용을 연구하는 언어학자들도 이모티콘의 새로운 의미가 나이 많은 사용자가 알지 못하는 속어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예시로 든 게 '해골' 이모티콘이었다.


기성 세대는 '해골' 이모티콘을 문자 그대로 죽음의 상징으로 보거나 운동 후 '죽을 정도로 피곤함'과 같이 비유적인 표현에 썼다면 어린 사용자에게 해골은 '나는 죽었다'는 속뜻을 현재 상황과 함께 사용했다. 만약 웃긴 것을 발견했다면 '웃다가 죽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디지털 바디랭귀지: 거리와 상관없이 신뢰와 연결을 구축하는 법’의 저자 에리카 다완은 “30세 이상은 기본 이모티콘을 있는 그대로 해석하지만, 디지털 네이티브(원주민)인 Z세대에는 해당 이모티콘을 완전히 다른 의미 체계로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