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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과 길어지는 박스권 장세에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들이 머니마켓, 단기채 상장지수펀드(ETF)로 향하고 있다. 일정 기간 자금을 묶어둬야 하는 예금과 달리 언제든지 현금화가 가능하고, 안정적인 이자 수익까지 기대할 수 있어 대기자금의 주요 수요처로 떠오른 것이다.
26일 코스콤 CHECK에 따르면 지난 일주일간(19~25일) 국내에 상장된 ETF 중 가장 많은 자금이 몰린 상품은 'TIGER 머니마켓액티브'로 이 기간 총 1404억원이 유입됐다. 같은 기간 'KODEX 머니마켓액티브'와 'RISE 머니마켓액티브'에도 각각 967억원, 311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해당 상품들은 초단기 채권, 기업어음(CP) 등에 투자하는 단기 자금형 ETF다. 파킹형(여유자금보관용) ETF로도 분류되는 이들은 일반 머니마켓펀드(MMF)보다 더 나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으며, 자유로운 입출금이 가능하다.
단기채 ETF에도 자금이 유입됐다. 같은 기간 'KODEX단기변동금리부채권액티브' ETF에는 699억원이 유입됐다. 이 기간 국내 상장 ETF 중 자금유입 6위다. ‘TIGER 단기채권액티브’와 ‘SOL 초단기채권액티브’에도 각각 252억원, 154억원이 순유입됐다. 이들은 국내에서 발행한 국채와 단기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MMF ETF처럼 언제든지 매수·매도가 가능해 파킹형 상품으로 분류된다.
전문가들은 시장의 불확실성이 투자자들을 단기 투자처 상품들로 이끌었다는 평가다. 코스피 지수는 2600선 박스피에 갇혀 등락을 반복하면서 뚜렷한 지수의 방향성을 찾지 못하고 있다. 비교적 안전자산으로 분류됐던 채권 시장조차 미국의 국채금리 급등 등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자본시장연구원 황세운 연구위원은 "주식시장은 경기 둔화와 단기 고점 우려에 향후 방향성을 예측하기 어렵다"며 "채권시장도 미국 국채금리 급등뿐 아니라 향후 미국의 금리가 고금리로 돌아서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커지면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황 연구위원은 "이 같은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관망세를 유지하며, 파킹형 상품에 자금을 맡기고 지켜보는 경향이 높다"고 설명했다.
한 ETF 업계 관계자는 "최근 코스피가 반등한 뒤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유동 자금이 발생했고, 이 자금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채 단기채, MMF ETF 등으로 유입되고 있다”며 "이에 더해 관세 리스크, 미국 국채금리 급등 등 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한 점도 파킹 수요를 이끄는 요인이 됐다"고 말했다.
한편, 하반기에도 증시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이어질 전망이다. 반복되는 관세 이슈에 대한 시장 반응은 둔화되겠지만, 미국의 정치 리스크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이면서다. 특히 하반기에도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는 환율 개입과 동시에 감세 및 금융규제 완화 법안 추진, 부채한도 협상 등 정책 공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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