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운대림상가 인근 재개발 예정 지역…114개 점포 중 74개 사용
좁은 골목에 진화 어려워…48개 점포 소실·5시간 만에 큰불 잡혀
28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세운대림상가 인근의 한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대원들이 화재 진압을 하고 있다./사진=서윤경 기자
28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세운대림상가 인근의 한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대원들이 화재 진압을 하고 있다. /영상=서윤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28일 오후 5시 을지로 일대는 희뿌연 연기와 매캐한 냄새로 가득했다.
이날 오후 3시 25분께 서울시 중구 산림동의 한 노후 상가 건물에서 발생한 화재는 점차 확대되면서 소방 당국은 1시간이 지난 오후 4시 37분엔 대응 2단계로 격상했다. 소방 차량 100대와 포크레인 5대, 인력 436명이 투입돼 진화에 나섰다. 현장에는 서울 중구청 통합지원본부가 설치됐다.
소방당국은 오후 6시42분께 대응 단계를 다시 1단계로 하향했고 큰불은 약 5시간 만인 오후 8시 25분께 잡혔다.
노후화된 건물 밀집
28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세운대림상가 인근의 한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한 가운데 노후화된 건물이 밀집해 있어 소방대원들이 진화에 애를 먹고 있다. /사진=서윤경 기자
서울 중부소방서 김춘수 행정과장은 오후 6시25분께 진행된 현장 브리핑에서 "진화 작업에 총력을 다했고 큰 불이 진압돼 오후 8시20분 초진됐다"고 밝혔다. 앞서 소방 당국은 블록 단위로 위치한 화재 건물을 중장비를 이용해 철거 작업에 나섰다.
소방은 노후 상가 1층 내부에서 발생한 원인 미상의 화재로 인해 불꽃과 연기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 화재로 건물 3층에서 70대 남성 1명이 연기를 흡입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현재까지 추가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불이 난 곳 일대는 재개발 예정 지역으로 114개 점포 중 40여개 점포는 비어 있는 상태다. 74개 점포가 영업 중이며 대부분 창고로 사용되고 있다.
다만 골목 등 진입로가 협소하고 노후화된 건물이 밀집돼 있어 화재 진압에 애를 먹었다. 특히 다량의 내연물이 있어 불길을 완전히 잡는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화재로 48개 점포가 소실됐다.
고기동 행정안전부 장관 직무대행도 "소방청, 경찰청, 서울특별시, 중구 등 관련기관은 가용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해 인명구조와 화재진압에 총력을 다하라"고 지시했다.
고 대행은 "인근 지역으로 화재가 확대될 것을 우려해 선제적으로 주민대피를 하고, 화재진압 과정에서 소방대원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경찰에서는 화재 현장 주변 통제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강조했다.
교통 체증에 주변 상점들 문 닫아
28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세운대림상가 인근의 한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하면서 연기가 자욱한 대림상가 매장들이 영업을 중단한 모습. /사진=서윤경 기자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을지로 4가에서 을지로 3가 방향 차로가 전면 통제되면서 교통 체증이 빚어졌다. 인근 지하철역인 을지로4가역 등에 연기가 유입됐지만, 열차 운행에 지장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주변 상가들도 화재가 커지면서 문을 닫았다. 화재 지역 바로 옆에 있는 세운대림상가의 상점들도 영업을 중단했다.
한 카페 주인은 "상가로 올라오는 길목을 모두 통제하는 데다 유독성 있는 연기가 매장으로 유입돼 영업 자체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중구청과 소방당국은 마스크 착용을 당부했다.
김 과장은 "도심 화재 특성상 연기가 많이 발생해 바람을 타고 멀리 퍼지고 있다. 집이나 사무실에 계신 시민들은 창문을 닫고 마스크를 껴달라"고 요청했다.
중구청도 안전안내문자를 통해 "화재로 다량의 연기가 발생해 을지로 4가 일대 교통이 통제되고 있다"며 "주민은 창문닫기, 외출 시 마스크 착용 등 안전에 유의하기 바란다"고 전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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