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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 소니? 골라서 간다" 日대학생들, 취업 내정률 76%

"도요타? 소니? 골라서 간다" 日대학생들, 취업 내정률 76%
일본 채용 박람회. fnDB

【도쿄=김경민 특파원】 내년 졸업을 앞둔 일본 대학생 10명 중 7명이 이미 취업 내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5월 1일 기준 내정률은 76.2%에 달했고, 절반 가까운 학생은 사실상 취업활동을 마무리했다. 구인난에 시달리는 일본 기업들은 채용 일정을 앞당기고 초임을 올려가며 인재 확보에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도쿄 세이케이대 4학년의 한 학생은 5월까지 14개 기업으로부터 내정을 받았고, 현재 1곳의 최종 면접을 기다리는 상태다. 그는 필리핀 유학을 마치고 지난해 10월에 취업활동을 시작했고 같은 해 연말까지 첫 내정을 확보했다.

채용정보 사이트 캐리터스에 따르면 5월 1일 기준 내정률은 76.2%다. 이미 취업활동을 종료한 학생 비율은 45.0%로, 전년 대비 2.8%p 증가했다. 취업활동을 계속하는 학생은 40.9%, 내정을 받았지만 입사처를 확정하지 못한 학생은 10.7%로 집계됐다.

지바대 4학년의 또 다른 학생은 2월에 취업활동을 시작해 3~4월 사이 인재 관련 기업 3곳에서 내정을 받았다. 선발 일정이 빠른 기업에 맞춰 다른 기업 면접도 연달아 잡혔고, 한 곳으로 입사를 결정했다.

일본 정부는 3월 기업 홍보 개시, 6월 면접 개시라는 취업일정을 규정하고 있지만 실제로 6월 이후 면접을 시작하는 기업은 4.3%에 불과했다. 규정을 어기면서까지 조기 채용에 나서는 이유는 처벌 규정이 없고, 인재 쟁탈전이 '선착순 경쟁' 양상으로 번졌기 때문이다.

채용난도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리크루트 취업미래연구소에 따르면 2025년 졸업자 채용에서 "계획 인원을 충족했다"고 답한 기업은 37.2%에 그쳤다. 2012년 조사 이후 역대 두번째로 낮은 수치다.

기업들은 조기 채용에 더해 초임 인상 카드를 꺼내 들었다. 마이나비 조사에 따르면 2026년 봄 입사자 초임을 인상하겠다고 답한 기업은 54.1%에 달했다. 전체 기업의 약 80%는 "2026년 졸업자 채용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응답했으며, 원인으로 '급여 수준'을 꼽은 비율이 전년보다 높아졌다.

이처럼 취업준비생들의 입사가 앞당겨지면서 일본 기업들은 내정자 이탈 방지를 위한 대응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다수의 주요 기업들이 5~6월 입사 전 친목 행사를 개최하면서 유대감을 조성, 신입 지키기 전략을 세웠다.

수처리업체 메타워터는 "요즘은 대학 내 인턴 설명회 일정도 앞당겨지고 있다"며 "골든위크(황금연휴) 이전부터 움직이지 않으면 안 된다는 조급함이 있다"고 말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