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 확실'로 국회 앞 지지자들 만날 땐 파란색 넥타이
대통령 임기 시작하면서는 파란·빨간·하얀색 사선 넥타이
'화합' 메시지 강조…선거 유세·TV토론 때도 색깔 배치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새벽 지지자들에게 당선 인사를 하기 위해 나설 때 맨 파란색 넥타이(왼쪽)와 취임선서 때 맨 붉은색과 푸른색이 함께 배색된 넥타이 /연합뉴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미국 심리학자이자 비언어 전문가인 알버트 메라비안은 대화하며 메시지 의미를 전달하는 요소로 3가지를 꼽았다. 언어적 요소가 의미 전달에 7%를 차지한다면, 목소리 톤 등 청각적 요소는 38%라고 했다. 그리고 절반이 넘는 55%는 표정, 행동, 패션 등 시각적 요소가 차지한다고 했다.
정치인이 패션에 정치적 메시지를 담는 이유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새벽부터 오전 국회에서 취임선서를 하기까지 네 번이나 바꾼 넥타이에도 정치적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지지자 향한 '파란색'
당선이 확실시 된 4일 오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시 대선후보가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국민 개표방송 행사에서 시민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스1
대선 본투표가 있던 3일 밤 지상파 3사가 '당선 확실'이라는 보도를 내놓은 뒤 인천 계양구 사저에 있던 이재명 대통령은 당선이 확실한 후보자 신분으로 아파트를 나섰다.
이날 오후 11시 46분께 아파트 앞에 있던 지지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여의도를 향한 이 대통령은 날을 넘겨 4일 오전 0시 20분께 중앙당사에 도착했다.
그리고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 차려진 무대로 향했다. 지난해 12월 3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자 시민들이 달려와 계엄군과 대치한 곳이었다면, 이날은 이 대통령을 지지하는 이들이 당선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자리였다.
대통령이 아닌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로 찾은 여의도에서 이 대통령은 당색인 '파란색'이 뚜렷한 넥타이를 매고 지지자들을 만났다.
임기 시작과 함께 '사선'
이재명 대통령이 4일 공식 일정을 위해 인천 계양구 사저를 출발하며 주민, 지지자와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새벽 국회 앞을 찾은 뒤 인천 사저로 돌아와 밤을 보낸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첫 공식 일정을 수행하기 위해 아파트를 나섰다. 사저를 나서는 이 대통령의 넥타이는 사선이 들어가 있었다.
대통령 선거 유세 기간이면 당색을 강조할 만한 색깔의 넥타이를 맬 법도 했지만, 이 대통령은 내내 '화합'의 메시지를 강조하며 빨강, 하양, 파란색을 넣은 넥타이를 착용했다. 세 차례에 걸쳐 진행된 TV토론에도 빗금이 그려진 넥타이를 매고 나왔다.
사저를 나설 때도 통합의 메시지를 담은 넥타이를 맸다. 다만 하얀색과 파란색이 비슷한 비율로 배치돼 눈에 띄는데 반해 빨간색은 가느다란 줄로 표현돼 시선을 잡지 못했다.
추모의 마음으로 바꿔 맨 '검정색'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현충탑 참배 뒤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사진=연합뉴스
사선의 넥타이를 매고 차량에 탄 채 사저를 떠난 이 대통령은 취임 후 첫 일정으로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았다. 이 대통령이 차량에서 내리는 순간 눈길을 끈 건 검정색 넥타이였다.
순국 선열을 추모하기 위해 현충원을 찾으면서 차량 안에서 넥타이를 고쳐 맨 것으로 보인다.
통합 이야기한 '사선'
이날 이 대통령이 넥타이를 통해 가장 확실한 메시지를 보여준 건 국회에서 진행된 취임선서 때다. 현충원에서 참배를 마치고 국회로 이동하기 직전 복장을 다시 갖추면서 교체한 넥타이는 사저를 나올 때처럼 사선이 들어가 있었다.
다른 건 배색이었다. 취임선서 때 바꿔 맨 넥타이는 빨강과 파랑이 동일한 비율로 배색돼 있었다. 푸른색은 민주당, 붉은색은 국민의힘의 상징색이라는 점에서 다시 한번 통합 의지를 부각한 것이라는 해석을 낳았다.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 우원식 국회의장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취임선서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회에서 이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를 맞은 우원식 국회의장의 연두색 넥타이도 다시 한번 시선을 끌었다.
지난해 12월 윤석열 당시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표결 당시 착용한 이 넥타이는 고(故) 김근태 전 의원의 유품으로 알려졌다. 김 전 의원은 민주화 운동의 상징적 인물로, 우 의장의 정치적 스승으로도 불린다.
입법부 수장으로 12·3 비상계엄을 함께 막은 정치적 동지를 맞이하는 우 의장의 마음이 넥타이에 담긴 것으로 풀이됐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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