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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車 할부금융' 성장세... 렌터카 교체 수요에 신차 판매 ↑

3~4%대 할부금리 안정화도 한몫

카드사 '車 할부금융' 성장세... 렌터카 교체 수요에 신차 판매 ↑
경기 침체 상황에도 카드사의 자동차 할부금융 사업이 성장세를 나타냈다. 자동차 할부금융 사업은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카드사의 본업인 신용판매의 성장성이 약화되자 수익 다각화 전략의 하나로 시작한 사업이다. 자동차 할부금융의 성장세가 지속될 경우 카드사 실적에도 긍정적 영향이 기대된다.

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할부금융업을 영위하는 6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롯데·하나·우리 카드)의 올해 1·4분기 기준 할부금융 취급액은 1조297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동기(1조672억원) 대비 21.6% 증가한 규모다.

카드사별로 살펴보면 신한카드의 취급액이 582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253억원)보다 79.1% 늘어나며 가장 많았다. 같은 기간 삼성카드는 206억원에서 819억원으로 297.6% 확대됐고, 롯데카드(2088억원)와 하나카드(1224억원)도 각각 29.0%, 7.3% 증가했다.

할부금융의 대부분은 자동차 관련 취급액이다. 자동차 할부금융을 구분해 발표하는 삼성카드와 롯테카드의 경우 할부금융 취급액에서 자동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1·4분기 기준 각각 96.6%, 87.8%에 이른다.

따라서 카드사 할부금융 취급액 확대는 자동차 시장의 규모 증가에 따른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1·4분기 국내 자동차 내수판매는 38만8000여대로 전년동기 대비 2.7% 증가했다. 4월에도 판매량이 6.7% 늘어나며 3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기준금리 인하도 배경이 됐다는 분석이다. 기준금리 인하로 카드사의 주요 자금조달 수단인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 금리가 하락하면서 전반적인 조달금리가 낮아졌고, 할부금융의 금리도 내렸다. 금리가 떨어지자 자동차 수요가 살아났고, 할부금융 취급액도 늘어나는 흐름이다.
실제 자동차 할부금융 금리는 지난해 4~5% 수준에서 최근 3~4%대로 떨어졌다.

경기가 부진한 가운데서도 할부금융부문의 성장이 지속될 경우 올해 카드사 실적에는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할부금융은 상대적으로 우량자산으로 분류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개인의 신차 구매보다는 렌터카 교체 수요가 큰 것으로 보이는 측면이 있어 할부금융의 성장세가 지속될 지는 좀 더 지켜 봐야 한다"고 전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