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제외 기존 25%서 두 배 올려
캐나다 등 주요 수출국들 반발
전문가들 "이익보다 손실 더 커"
관세로 인한 고용효과도 부정적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왼쪽 두번째)이 지난달 30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웨스트 미플린의 US스틸 공장을 방문해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예고 대로 4일 0시 1분(현지시간)을 기해 수입 철강·알루미늄에 부과하던 추가 관세를 25%에서 50%로 올렸다. 캐나다 등 주요 수출국 업계에서는 강력 반발했으며 미국 내부에서도 실효성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모든 철강·알루미늄 50% 추가 관세, 英만 25%
지난달 30일에 관세 인상을 선언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일 대통령 포고문을 통해 지난 3월 12일부터 수입 철강·알루미늄에 부과하던 25% 관세를 4일부터 2배로 올린다고 밝혔다. 지난달 8일에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이후 유일하게 무역 합의에 도달했던 영국은 당시 25%의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면제 받았으나, 4일 추가된 25%의 관세는 부담해야 한다.
지난해 미국의 철강 수입액 가운데 23%는 캐나다 제품이 차지했다. 이후 멕시코(11%), 브라질(9%), 한국(9%), 독일(6%), 일본(5%) 등의 순이었다. 유럽연합(EU)의 경우 27개국의 수출액을 모두 합하면 미국의 수입국 순위에서 3번째가 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전체 철강 수출액에서 미국 비중은 약 13% 수준이다. 미국의 알루미늄 수입의 경우 지난해 기준으로 캐나다(53%), 아랍에미리트연합(5.2%), 중국(4.6%), 한국(4.4%) 순서였다. 한국은 4일 조치로 50%의 추가 관세를 고스란히 부담해야 한다.
트럼프는 포고문에서 2018년 상무부 보고서와 올해 최신 상무부 조사 자료를 언급했다. 그는 "이전 관세(25%)는 중요한 가격적 지원을 미국 시장에서 제공했지만, 해당 산업이 지속 가능한 건실한 상태를 유지하고 앞으로 예상되는 국가 안보 수요를 맞추기 위해 필요한 생산 능력 활용률을 달성하고 유지하는데 충분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인상된 관세는 외국 국가들이 미국 시장에 저가의 과잉 생산된 철강 및 알루미늄을 계속 수출해 미국의 해당 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것을 더욱 효과적으로 차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변국 강력 반발, 실제 효과는 의문
이번 조치로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되는 캐나다의 마크 카니 총리는 3일 총리실 명의로 성명을 내고 "미국이 오늘 캐나다산 철강·알루미늄에 추가 관세를 부과한 것은 불법인 동시에 정당화될 수 없다"고 비난했다.
캐나다 업계 단체 캐나다철강생산자협회(CSPA)의 캐서린 코브든 회장은 "본질적으로 캐나다 업계의 미국 시장 접근을 막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CSPA는 이미 지난 3월 25% 관세 조치 이후 미국으로 향하는 캐나다 철강 수출액이 30% 줄었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업계 단체들은 트럼프의 조치를 환영했다. 미국 철강협회(AISI)의 케빈 뎀프시 회장은 뉴욕타임스(NYT)를 통해 중국 및 국제 시장의 과잉 공급을 지적한 뒤 "국제적인 사업 환경이 현재 개선될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관세 조치는 미국 철강 산업과 노동자들에게 해로운 추가적인 수입 확대를 막도록 도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다른 전문가들은 관세에 따른 이익보다 손실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4일 NBC방송은 기술 발전을 지적하며 현재 철강 1t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인력이 1980년 초에 비해 10분의 1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퍼먼 대학교의 켄 콜브 사회학 교수는 NBC를 통해 관세 조치로 미국에서 1만5000개의 철강 직접 고용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2018년 트럼프 1기 정부의 관세 조치로 인해 생겨난 철강 직접 고용은 1000개에 불과했다.
미국 캔제조업협회(CMI)의 로버트 버드웨이 회장은 NYT를 통해 "수백만 가구의 미국 가정들이 통조림 음식에 의존하고 있다"면서 이번 관세 인상으로 소비자 부담이 2배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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