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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신금리 올리고 경쟁력 강화"… 저축은행 영업 '기지개'

예금금리 한달새 0.01%p 올려
금리 낮추는 시중은행과 대조적
신규고객 확보 위한 특판 출시도
9월 예보한도 1억 상향 예고
대규모 '머니무브' 대비한 듯

"수신금리 올리고 경쟁력 강화"… 저축은행 영업 '기지개'
은행권 예·적금 금리가 줄줄이 인하되는 가운데 저축은행들의 금리는 역주행하고 있다. 최근 수신잔고가 감소하면서 다시 잔고를 채워 영업 재개에 준비하고, 하반기 예정된 예금 만기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5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전체 79개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2.97%로 집계됐다. 한 달 전(2.96%)보다 0.01%p 올랐다.

기준금리 인하로 은행권의 예·적금 금리가 후퇴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다른 행보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29일 기준금리를 0.25%p 내리자 시중은행들은 잇따라 수신금리를 낮추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1년 정기예금 금리는 2.50~2.58%(최고 금리 기준)이다.

그간 저축은행업계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여파에 대출 영업 등이 위축되면서 수신 확대에 소극적이었다. 이에 저축은행 전체 수신 규모는 지난 3월 말 기준 99조5873억원으로, 지난해 7월(99조9128억원) 이후 8개월 만에 100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예·적금 금리를 인상하고 고금리 특판 등을 통해 수신 규모를 재차 불리는 분위기다. 애큐온저축은행은 지난 4일 최대 연 3.0% 금리를 제공하는 수시입출금 상품 '3000플러스통장'을 출시했다.

앞서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은 지난달 20일 연 3.21%의 특판 '크크크 회전정기예금'을 선보였다. OK저축은행도 같은 달 편의점 CU와 손잡고 최고 연 22% 금리를 주는 'CUxOK출첵적금'을 내놨다.

SBI저축은행은 정기예금 금리를 0.2%p 상향 조정했다. 페퍼저축은행도 1년 정기예금 금리를 2.70%에서 3.05%으로 올렸다.

오는 9월 예금자보호한도 1억원 상향 조정을 앞두고 '머니무브'(자금 이동)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저축은행으로 자금이 몰리면 예금 만기가 특정 시기로 집중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중금리가 계속 하락하면서 금리가 더 떨어지기 전에 안전자산인 예금에 가입하려는 수요도 늘고 있다.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 5월 기준 940조8700억원으로 전월보다 18조4000억원 증가했다. 정기적금도 지난달 1조1964억원 늘었다.
예·적금 금리가 더 떨어지기 전에 그나마 높은 수준의 금리를 보장받으려는 수요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아직 시장 상황이 어려워서 대출 영업 등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진 않지만 이 같은 분위기가 계속되면 고객들이 이탈할 수 있어 신규고객 확보 등을 위해 특판을 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연체율을 낮추고, 적자 폭도 많이 줄이면서 최근 다시 영업 재개를 준비하고 있다"며 "수신금리의 매력도를 높인 것도 그 일환"이라고 전했다.

zoom@fnnews.com 이주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