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여성, 노인 등 교통약자 큰 불편.. 울산 찾은 관광객들도 난감
토요일 겹친 언양 5일장도 타격.. 상인 "평일 장날과 비슷해"
울산 울주군 언양읍 언양5일장 앞 시내버스 정류장에서 한 노인들이 집으로 되돌아가는 마을버스가 언제 도착하는지 안내전광판을 보고 있다. 울산은 이날 시내버스 노조의 파업으로 105개 노선 버스 702대가 운행을 중단했다. 마을버스와 지선버스가 유일한 대중교통수단으로 운행하고 있다. 사진=최수상 기자
【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울산 시내버스 노조가 7일 파업에 들어가면서 첫날부터 울산시민들의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대중교통에 의존해야 하는 학생, 노인, 여성 등 교통약자들에게 불편이 집중되고 있다.
파업에 돌입한 시내버스는 한국노총 울산버스노조를 구성하고 있는 6개 버스업체의 105개 노선 버스 702대에 이른다. 이는 울산 지역 전체 시내버스(187개 노선 889대)의 80%에 달한다.
지하철이 없는 울산에선 시내버스가 유일한 대중 교통 수단이기 때문에 파업에 따른 불편은 곧바로 나타났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병영사거리, 울산시청, 삼산동, 성남동 등 울산지역 주요 지점의 버스정차구역은 텅텅 비었다. 일부 버스정류장에는 이날 파업을 몰랐던 승객들 2∼3명이 하염없이 버스를 기다리는 모습이 목격됐다. 한 학생은 1시간째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병원에 가기 위해 버스를 기다리던 이모(64)씨는 "파업 소식을 듣고도 깜빡했다. 남편에게 태워달라고 해야겠다"라며 서둘러 휴대전화를 눌렀다.
이비인후과 진료를 예약을 한 70대는 집에서부터 자전거를 이용해 병원에 도착하기도 했다.
파업 소식을 미처 알지 못한 시민들도 많았다. 특히 광역전철을 이용해 부산에서 온 많은 관광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마을버스나 지선버스는 정상 운행했지만 이마저도 제때 이용하기 쉽지 않았다.
북구에 사는 박보미(23)씨는 "파업 시 마을버스를 타라고 하던데 우리 동네는 마을버스가 다니지 않아 결국 택시를 탔다"라며 "평소의 몇 배나 되는 돈을 들여야 해 부담이 컸다. 자기 차가 없는 사람들은 어떻게 하라는 건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울산 시내버스 파업이 시작된 7일 언양5일장 앞 버스정류장에서 한참을 기다린 노인들이 막 도착한 마을버스에 탑승하고 있다. 사진=최수상 기자
도심 외곽지역은 부족한 택시로 인해 더욱 불편이 가중됐다.
5일장을 맞은 울주군 언양읍 언양알프스시장에서는 노인들이 무더위 속에 언제 올지 모르는 마을버스를 기다렸다. 최소 30분 이상 기다려야 했고, 안내판에 나타난 울주-04번 버스의 경우 80분 도착이 안내되었다.
주말을 맞아 영남알프스 백패킹에 나선 일부 등산객들은 언양시장에서 장을 본 뒤 버스 대신 택시를 호출해 이동하기도 했다.
시내버스가 다니지 않으면서 손님도 평소보다 크게 줄었다.
생활용품을 파는 한 상인은 "오늘처럼 장날이 토요일과 겹치면 어마어마하게 많은 사람들이 언양 5일장을 찾지만 오늘은 평일 장날 수준에 그치고 있다"라고 아쉬워했다.
토요일과 겹친 5일장임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한산해 보이는 7일 오전 언양알프스시장의 모습. 상인들은 시내버스 파업 여파로 방문객은 평일 장날 수준이라고 말했다. 사진=최수상 기자
한편 울산시는 이날 오전 8시 시청에서 ‘시내버스 파업에 따른 비상대책회의’를 개최했다. 울산시와 5개 구·군, 교육청, 경찰청등 2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각 기관의 시내버스 파업에 따른 조치 사항과 파업 장기화에 따른 대책을 논의했다.
울산시는 교통 분산 대책으로 현재 승용차 6200대 요일제 해제, 공영주차장 94곳 1만 1332면 및 공공기관 부설주차장 25곳 9736면을 개방했다.
또 법인 및 개인택시 휴무 차량 최소화를 통한 운행 확대, 기업체 2700개사 출퇴근 시간 조정 협조 요청, 전체 학교 자율 등교시간 연기, 학사 일정 조정 등 파업 장기화에 대한 대책도 마련 중이다.
안효대 울산시 경제부시장은 “시내버스 파업으로 오늘 첫차부터 운행이 중단돼 많은 시민께서 불편을 겪고 있다”라며 "파업 종료 시까지 시민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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