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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실적은 선방…자동차株, 하반기 관세에 흔들릴까

5월 실적은 선방…자동차株, 하반기 관세에 흔들릴까
6월 1일 경기도 평택항에 수출용 자동차가 세워져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자동차 업종이 5월 실적 선방에도 주가 반등에는 제약을 받고 있다. 지난 한 달 동안 코스피가 높은 상승세를 보인 반면, 자동차 지수는 제자리걸음을 이어갔다. 하반기 관세 부과에 따른 수요 변동 등이 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자동차 지수는 지난 한 달(5월 7일~6월 5일) 동안 0.01%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9.26% 상승한 것에 비해 저조한 주가흐름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1.07%, 5.68% 상승하며 업종 평균을 웃도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코스피 대비 자동차 지수의 부진은 관세 불확실성이 투자 심리를 위축시킨 영향으로 풀이된다. 자동차 산업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대표적인 피해 업종으로 분류된다. 한국의 경우 7월 8일까지 차등관세 15%가 유예됐지만 기본관세 10%와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에 대한 품목별 관세 25%가 이미 적용을 받고 있다.

관세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 5월 한 달 각각 8%, 5% 미국 판매 증가율을 기록하는 등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내놨다. 하이브리드차(HEV)와 SUV를 중심으로 한 제품 경쟁력이 수요를 이끌었고 고가 모델인 제네시스 브랜드도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였다.

다만 실적 호조가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3~4월 관세 부과 전 '패닉바잉'으로 인해 상당 부분 선반영된 가운데, 5월 성장률이 한 자릿수로 둔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5월 미국 신차 판매는 가격 인상 전 선수요로 인해 전년 대비 3.4% 증가한 것으로 추정되나 계절조정연환산지수는 1565만대로 전원 대비 9.4% 하락했다"며 "4월 대비 뚜렷한 판매 강도 약화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하반기에는 관세 인상분이 차량 가격에 본격적으로 반영돼 수요 위축 압력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현대차와 기아의 경우 HEV와 SUV 중심의 라인업을 바탕으로 오히려 경쟁력을 부각시킬 수 있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박광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3~4월 선수요 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추정돼 6월 이후 역풍이 우려된다"면서도 "하이브리드와 SUV 경쟁력을 갖춘 현대차그룹은 상대적으로 관세 충격이 적을 것으로 예상되며, 하반기 판매량은 개별 업체들의 가격 정책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