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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6개월 짜리 희토류 수출 제한 완화, 미중 합의 계속 유지될까

미중 무역 협상에서 中, 대미 희토류 수출 제한 완화키로
美 제트 엔진, 에탄 중국 수출 제한 완화 예정
6개월 후에 미중 합의 또 다시 어그러질 수 있다는 전망 나와



단 6개월 짜리 희토류 수출 제한 완화, 미중 합의 계속 유지될까
중국이 미국을 상대로 희토류 수출을 재개하기로 했지만 그 기간을 6개월로 짧게 한정했다. 이미지=챗GPT '이미지젠' 생성


【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미국과 중국의 2차 무역 협상이 사실상 타결된 가운데 중국이 희토류의 대미 수출 허용을 단 6개월만 허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양국의 무역 긴장이 다시 고조되면 중국이 다시 희토류를 무기로 미국을 압박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중국산 희토류는 자동차 모터와 산업용 로봇을 비롯한 군사 무기에 주요 부품에 사용되는 핵심 광물로 중국이 희토류의 수출을 통제한 후 공급망이 큰 혼란에 빠진 상황이다.

中, 대미 희토류 수출 통제 완화 하긴 했는데

11일(현지시간) 미중 양국에 따르면 영국 런던에서 지난 이틀간 열렸던 미중 2차 무역 협상에서 중국은 미국 기업들의 희토류 수출 허가 신청을 즉시 승인하기로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지난달 제네바 회의에서 마련된 미중 합의에 공식 서명하는 시점부터 미국 기업이 중국의 희토류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대미 희토류 수출 재개는 중국에 의해 선지급 형식으로 공급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대미 희토류 공급과 미국내 중국인 유학생 허용과 관련한 합의안이 마련됐다고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설립한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리고 "중국과의 합의했고 나와 시진핑 국가주석의 최종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적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희망 섞인 발언과 달리 중국이 미국에 재개할 희토류 수출은 단 6개월 짜리다.

양측의 희토류에 대한 합의를 이뤄낸 모양새지만 6개월 짜리라는 꼬리표가 붙으면서 미중 합의가 지속적으로 유지될 지 여부는 불확실하다. 만약 합의가 지속된다 하더라도 그 성과는 단순히 몇 달 전으로 돌아가는 것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월 초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대폭 인상하며 긴장을 고조시킨 이후의 상황으로 돌아가는 상황 말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은 향후 미국과의 협상에서 희토류를 유용한 카드로 활용하기 위해 핵심 광물에 대한 통제권을 유지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중국이 자신들의 지배력을 확보할 수 있는 어떤 종류의 협상도 파기될 수 있다는 점에서 미국 기업들이 6개월 후에 다시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중요 광물 안보 프로그램 이사인 그레이슬린 바스커런은 "중국은 영향력을 유지하고 싶어 할 것"이라고 짚었다.

美 내부에서 中 희토류 전략 무기화 우려 나와

비록 6개월 짜리지만 중국이 희토류의 대미 수출 제한을 완화하기로 하면서 미국 협상단은 제트 엔진 및 관련 부품, 천연가스 및 석유 시추 과정에서 발생하는 플라스틱 제조에 중요한 에탄 등 제품의 중국 수출에 대한 제한 조치를 단계적으로 해제하기로 했다.

다만 중국이 대미 희토류 수출 완화를 단 6개월 만 진행할 것으로 전해지면서 미국 역시 중국이 원하고 있는 인공지능(AI)와 고성능 반도체 등 핵심 미국 기술에 대한 접근을 차단하는 조치를 철회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 협상단 관계자는 "그것은 협상 테이블에 올라 있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중국이 계속 압력을 가할 것이라는 것은 알고 있다"라고 전했다.

한편, 미중 양국은 2차 무역 협상 타결에서 가장 큰 문제였던 희토류에 대한 합의는 봤지만 지난 달 제네바에서 체결된 합의 틀을 유지하기 위한 세부 사항은 여전히 논의 중이다.

지난달 제네바에서 열린 미중 1차 무역 협상에서 미중 양국은 90일간 상대에게 부과하는 관세율을 각각 115%p 씩 인하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미국의 대중국 관세율은 30%, 중국의 대미 관세율은 10%로 내려갔다.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중국이 미국 제품에 부과하는 평균 관세율은 약 33%다.

단 6개월 짜리 희토류 수출 제한 완화, 미중 합의 계속 유지될까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왼쪽)과 허리펑 중국 부총리가 지난 9일 영국 런던에서 개최된 미중 2차 무역 협상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