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수식서 넘어진 북한 구축함, 러시아 국경 인근 나진항 이동 정황 위성 사진 포착
-러 수리에 개입 가능성, 나진 제28조선소 이동해 물 밖에서 수리 건선거에 배 고정
-북한 7~10일 동안 정밀 복구 언급, 합참 "러시아 기술 필요한 건지 추가 분석 필요"
[파이낸셜뉴스]
지난 2일 북한 청진항 위성사진. 사고가 난 구축함이 수직으로 세워진 모습이 관찰된다. 38노스
지난달 21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참석하에 청진조선소에서 진수식 도중 좌초된 최현급·5000t급 북한 구축함이 일단, 세워져 러시아 국경 인근 나진항으로 이동한 정황이 위성 사진에 포착됐다.
12일 자유아시아방송(RFA)는 전날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산하 북한 전문 매체 ‘분단을 넘어’(Beyond Parallel)를 인용해, 해당 구축함이 나진에 있는 제28조선소로 이동했고 배를 물 밖에서 수리하는 시설인 ‘건선거’(graving dock, 乾船渠)에 고정됐다고 보도했다.
수리에 앞서 물을 빼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고, 수직 발사 미사일 장비나 포탑, 돛대와 기타 상부 구조물 등 핵심 시설이 노출되지 않도록 그물망으로 일부 덮어 놓은 모습도 나타났다.
지난 2일 북한 당국에 의해 바로 세워진 모습이 위성 사진을 통해 확인된 데 이어, 8일에는 북동부 나진항으로 옮겨진 근황이 포착된 것이다.
수리에 앞서 물을 빼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고, 수직 발사 미사일 장비나 포탑, 돛대와 기타 상부 구조물 등 핵심 시설이 노출되지 않도록 그물망으로 일부 덮어 놓은 모습도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나진항 제28조선소가 40년 넘는 기간 동안 북한 해군의 대형 전투함을 제작하거나 개조해온 곳이기 때문에 사고 선박을 이 곳으로 옮겨 수리 작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선체 전반 상태에 대한 검토 작업에 돌입할 것이라며 선박 손상 정도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진단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6일 해당 선박에 대해 “선체 전반 상태에 대한 전문가 집단의 재검사를 거친 후 다음 단계 복구 작업에 들어갈 것”이라며 “다음 단계의 정밀 복구 작업은 나진항 시설에서 7~10일 동안 이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CNN 방송도 같은 날 나진항으로 옮겨진 구축함을 촬영한 위성 사진을 공개하며 북한이 선박 수리에 러시아의 도움을 받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나진항이 러시아와 가까운 지리적 이점을 갖고 있어 북한 단독으로 진행하기 어려운 음파 탐지 장비 수리 등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지난 9일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북한이 독(dock) 정비를 한다고 했으니까 독이 있는 나진항으로 이동한다고 본다. 거기에 러시아 기술이 과연 필요한 건지는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선박을 세우는데 풍선 추정 물체가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는 38노선의 분석에 대해서는 크레인 등을 활용해 바로 세운 것이며, 풍선의 부력이 보조적 역할을 했다고 해도 미약한 수준이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지난 5일에도 이 실장은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의에 "청진항에 기울어져 있던 북한 함정이 세워진 것을 금주 초 확인했다"며 "추가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그 함정이 물에 잠겼었기 때문에 아마도 물을 배출하는 작업을 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선체의 훼손 및 변형 여부에 따라 수리 내용 및 기간이 달라질 수 있고, 앞으로 이 함정을 활용하는 데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세부적인 것은 더 시간이 지나서 분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 구축함은 지난 2일 세워졌고, 우리 군은 (대북 감시자산을 통해) 해당 사실을 당일 확인했다"며 "주로 크레인과 다른 선박을 동원해 세운 것으로 안다"고 부연했다.
진수 도중 넘어져 파손된 북한의 5000t급 신형 구축함이 비교적 빠른 시간에 복구될 수도 있으나, 선저 파공으로 인해 침수됐다면 함선을 복원하는 데 최대 수개월이 걸릴 수도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사고를 현장에서 직접 목격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관련자를 처벌하고 '무조건 6월 복구 완결'을 지시한 바 있다.
진수 사고 후 위장막으로 덮인 북한 5000t급 구축함의 위성사진. 영국 싱크탱크 오픈소스센터 엑스 계정 캡처·연합뉴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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