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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약자도 서울곳곳 즐기도록 ‘고지대 엘리베이터’ 설치 [서울을 움직이는 사람들]

김창규 서울시 균형발전본부장

이동약자도 서울곳곳 즐기도록 ‘고지대 엘리베이터’ 설치 [서울을 움직이는 사람들]
서울시 제공
"북적이던 도심을 뒤로하고 성곽길을 따라 걷다 보면 도시의 소음이 잦아들고 여유가 깃든다. 대단한 시간과 비용을 치르지 않아도 누릴 수 있는 이 풍경이 누군가에게는 '그림의 떡'과 같다. 휠체어를 타고, 유모차를 끌고, 아이, 노인 등 모두를 위해 고지대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고자 한다."

서울시가 장애인, 노약자, 어린이 등 보행 약자가 소외 없이 서울의 매력을 마음껏 느낄 수 있도록 고지대 지역 곳곳에 지역 맞춤형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는 '고지대 이동약자 편의시설 설치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설치 효과가 큰 대상지 5곳을 추려 우선 설치하는 데 2027년 완료를 목표로 총 2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 고지대 이동권 보장을 통해 서울시의 핵심 시정 철학인 '약자와의 동행' 실천에 앞장서는 김창규 서울시 균형발전본부장(사진)을 16일 만났다.

김 본부장은 "도심 속 버스 정류장이 한여름 시원한 에어컨이 있는 스마트 쉼터로 변화하고, 횡단보도 앞엔 그늘막을 설치해 햇살로부터 시민들을 지키는 모습에서 느낄 수 있듯 서울시는 모세혈관처럼 시민들의 삶 곳곳을 파고들어 보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고지대 이동약자의 안전사고를 막고, 이동 편의를 높이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고지대에 거주하는 시민들은 한여름 뙤약볕에도, 한겨울 폭설에도 높은 계단이나 가파른 경사로를 힘겹게 올라가야만 한다. 어르신이나 어린이 등 이동약자들이 낙상사고를 당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가파른 경사를 피하려면 먼 길을 돌아가야 한다. 이에 서울시는 고지대 맞춤형 수직 엘리베이터, 경사형 엘리베이터 등을 설치하는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고자 한다.

중구 신당동 대현산 모노레일, 서대문구 북아현동 경사형 엘리베이터, 성동구 옥수동 수직 엘리베이터, 금천구 금동초등학교 수직 엘리베이터 등 4곳은 이미 고지대 엘리베이터를 운영 중이다.
올해 광진구 중곡동 무지개 계단, 강서구 화곡동 예다움아파트 인근, 관악구 봉천동 비안어린이공원 인근, 종로구 숭인동 창신역 인근, 중구 신당동 청구동 마을마당 앞 등 5곳을 최종 사업대상지로 선정했다.

김 본부장은 "이동시설 설치가 꼭 필요한 지역이지만 설치 폭 미달 등으로 이동시설 설치가 어려운 사각지대의 오래되고 위험한 계단도 함께 정비한다"며 "전수조사를 통해 발굴한 25곳 가운데 엘리베이터 우선 설치 대상지에 포함되지 않은 곳들은 안전과 편리함을 갖춘 계단으로 정비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김창규 본부장은 "이동의 자유는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보장돼야 할 기본권으로, 모두가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을 때 진정한 도시의 품격이 완성된다"면서 "이동약자 보행 편의와 시민 삶의 질을 높이는 정책을 지속 발굴 및 확대해 '어디에 살든 편하게 이동할 수 있는 서울'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