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尹 파면 감사' 이어 '이재명 당선' 알린 그 치킨집⋯본사, '계약 해지' 수순 밟나

전광판에 '尹 파면' 메시지 냈다가 본사에서 경고받은 가맹점
'이재명 대통령 당선' 메시지 내자, 즉각 폐업 요구 '내용증명'
위약금에 손해배상까지…가맹점주 "정치적 표현은 자유" 반발

'尹 파면 감사' 이어 '이재명 당선' 알린 그 치킨집⋯본사, '계약 해지' 수순 밟나
인천 소재 한 치킨집이 지난 3일 '제21대 대통령 이재명 당선'이라는 전광판을 내건 모습.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파이낸셜뉴스] 유명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주가 '윤석열 파면', '이재명 당선' 등 정치적 내용을 담은 전광판을 매장 앞에 내걸었다가 본사로부터 계약 해지 내용이 담긴 내용증명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 메시지' 가맹계약 위반이라는 프랜차이즈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인천에 있는 해당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는 지난 9일 본사로부터 "물품 중단 즉시 계약 해지 및 위약금, 손해배상 등의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내용증명을 받았다.

본사는 가맹점주가 지난 4월 협의한 시정요구서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당시 해당 점주는 매장에 "피청구인 윤석열을 파면한다. 국민 여러분 감사합니다"라는 전광판을 내걸었고 이를 찍은 사진이 온라인에 올라온 뒤 논란에 휘말렸다. 윤석열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보수 진영과 탄핵을 찬성하는 진보 진영간 갈등으로 번졌고 가맹점은 물론 본사로 항의 전화가 쏟아졌다.

결국 프랜차이즈 본사는 사과문을 통해 "특정 매장의 부적절한 정치적 게시물로 인해 불편을 겪게 해드린 점 사과드린다"며 "해당 매장에 대하여 본사 고위 임원이 직접 방문해 강력히 경고했다"고 밝혔다.

'尹 파면 감사' 이어 '이재명 당선' 알린 그 치킨집⋯본사, '계약 해지' 수순 밟나
인천 소재 한 치킨집이 지난 4월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이라는 메시지를 내건 뒤 사과문을 올린 모습.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사과문과 별도로 본사는 가맹점주에 시정요구서를 보내 "브랜드 이미지와 신뢰가 크게 훼손됐고 가맹사업법 및 가맹계약을 위반했다"며 "또 다른 가맹점의 영업에 영향을 미치고 본사의 가맹사업에도 지장을 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같은 달 12일까지 잘못을 시인하는 확인서와 이런 문제가 재발할 경우 자진폐업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자필각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매장 문을 연지 1년도 안 된 가맹점주는 본사의 요구에 '울며 겨자 먹기'로 확인서와 각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당선' 사실 알린 메시지.. 가맹점주 "정치적 차별 헌법 위배"

또다시 논란이 불거진 건 지난 3일 대선 이후다. 가맹점주는 전광판에 '제21대 대통령 이재명 당선'이라는 글을 올렸다. 정치적 성향은 담지 않은 있는 사실만 알리는 메시지였지만, 온라인에선 다시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이후 본사도 가맹점주에게 '계약해지'를 예고하는 내용증명을 보냈다.

해당 점주는 이날 통화에서 "계약해지는 아니고 현재 내용증명을 받은 상태고 우리 역시 (내용증명을) 보냈다"면서 "(전날) 헌법 11조는 '누구든지 성별 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해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돼 있는데 계약해지의 근거가 무엇인지를 본사 측에 물었다"고 전했다.

해당 프랜차이즈 본사 측에도 관련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취했지만, 전화 연결은 되지 않았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