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취임 후 줄곧 '4.25~4.5%'
하반기 금리인하 가능성은 열여둬
파월 "관세, 경제에 부담줄 것"
이스라엘·이란 충돌은 언급 안해
트럼프 "연준에 바보 있다" 조롱
【파이낸셜뉴스 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8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또다시 동결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4차례 연속 동결이다. 연준은 올해 하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었지만 서두르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연준에 금리 인하를 종용했다.
이날 연준은 지난 이틀간 열렸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무리하고 기준금리를 4.25%~4.5%로 동결했다. 연준의 이번 결정으로 한국(2.50%)과 미국 간 금리차는 상단 기준으로 2.00%p를 유지하게 됐다.
연준 제롬 파월 의장은 미국 경제가 여전히 견고하기 때문에 연준의 다음 조치를 결정하는 데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FOMC가 끝난 직후 회견에서 "금리 조정을 검토하기에 앞서 경제의 향후 전개 과정에 대해 더 많이 파악할 때까지 기다릴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다"라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인플레이션에 미칠 불확실한 상황 때문에 연준이 금리 인하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파월 의장은 "올해 관세 인상은 가격을 상승시키고 경제활동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크다"라고 설명했다.
연준은 이날 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 충돌을 언급하지 않았다. 이 사태로 파생될 수 있는 에너지 가격 상승 가능성 역시 연준이 금리 인하에 신중한 또 다른 요인이라는 설명이다. 컨설팅 회사 RSM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조 브루수엘라스는 "전 세계 경제를 혼란에 빠뜨린 두 차례의 스태그플레이션은 모두 유가 상승에서 시작됐다"고 짚었다.
앞으로 연준은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압박에 연연하지 않고 노동 시장과 함께 안정적인 인플레이션을 유지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파월 의장이 노동 시장이 악화되거나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도 물가 상승이 강하지 않을 것이라는 더 강한 지표를 확인한 후 기준 금리 인하가 가능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연준 위원들이 이날 공개한 수정 경제전망(SEP) 상 점도표(dot plot)를 보면 올 연말까지 2차례 0.25% p씩 금리 인하가 단행될 수도 있다. 점도표에서 연내 금리인하 전망 횟수는 2회(중간값 기준), 기준금리(중간값)는 3.9%였기 때문이다.
이날 공개된 점도표를 보면 연준 위원 19명 중 연내에 두 차례 이상 금리 인하를 예상한 위원은 10명(3차례는 2명)이었다. 지난 3월의 11명보다 1명 줄었다. 또 연준 위원 19명 가운데 7명이 올해 금리 인하가 없을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지난 3월의 4명에서 3명이 증가했다.
이 점도표는 향후 기준 금리에 대한 불확실성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연준은 이날 올해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이하 중간값)를 지난 3월 1.7%에서 1.4%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2.1%에서 2차례 연속 하향 조정된 것이다.
한편, 연준 FOMC 회의 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트럼프 대통령은 또다시 파월 의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에 바보가 있다"라고 파월 의장을 조롱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이 1% p~2.5% p 정도의 큰 폭의 금리 인하를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018년에 임명한 파월의 임기는 1년 후 끝난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파월을 교체하면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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