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진, 티슬렐리주맙 무상으로 공급하고
신라젠은 미국과 한국서 고형암 대상 임상
[파이낸셜뉴스] 신라젠이 면역관문억제제(ICI)와의 병용 임상을 본격화한다. 신라젠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항암제 BAL0891과 글로벌 제약사 '베이진'의 티슬렐리주맙을 병용하는 임상시험계획(IND) 변경 승인을 신청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병용 임상은 신라젠이 지난 1월 베이진과 체결한 계약에 따른 것이다. 베이진이 면역관문억제제 티슬렐리주맙을 무상으로 공급하고 신라젠은 미국과 한국에서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공동 임상을 진행한다.
티슬렐리주맙은 세포예정사 단백질(PD-1)을 표적으로 하는 항체 기반 면역항암제다. 체내 면역세포와의 불필요한 결합을 최소화해 암세포에 대한 면역 반응을 극대화하도록 설계됐다. 현재 다양한 암종에서 글로벌 판매와 허가가 진행 중이다.
신라젠이 개발 중인 BAL0891은 스위스 바실리아로부터 도입한 유사분열 체크포인트 억제제(MCI)로 계열 내 최초(first-in-class) 물질이다. 현재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1상에서 안전성 및 최대 허용 용량(MTD)을 평가 중이다. 최근에는 급성골수성백혈병(AML) 대상 임상도 미국과 한국에서 승인받았다.
신라젠은 이번 병용 임상시험 설계의 과학적 근거로, 지난 4월 미국암연구학회(AACR 2025)에서 발표한 전임상 결과를 제시했다. 해당 연구에 따르면 BAL0891은 단독 투여 시에도 종양 미세환경 내 면역세포의 침투를 유도하고,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분비를 증가시키는 등 면역 활성화 효과를 보였다.
특히 PD-1 억제제와 병용 투여 시 암세포 사멸 효과가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베이지안 통계 분석에서도 ‘결정적(decisive)’ 수준의 병용 시너지가 입증됐다.
이번 병용 임상은 두 약물의 최적 용량 탐색과 고형암 대상 안전성 평가를 중점으로 한다. 삼중음성유방암(TNBC), 위암(GC) 등 치료 옵션이 제한적인 난치성 암종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신라젠 관계자는 “BAL0891은 차가운 종양 환경에서도 면역세포의 접근성과 활성을 높이는 잠재력을 지녔다”며, “PD-1 억제제와의 병용으로 치료 효과를 극대화해 고형암 환자에게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한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FDA에도 병용 임상 승인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신라젠은 이번 병용 임상 외에도 BAL0891의 단독 및 다양한 병용 전략을 통해 플랫폼형 파이프라인으로의 확장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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