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인수위원회 역할을 맡은 국정기획위원회가 새로 띄운 정부 조직개편 태스크포스(TF)가 이번 주부터 본격적으로 부처·기관별 기능 조정 밑그림을 그린다. 조직개편의 핵심은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개별 조직에 집중된 권한 분산과 더불어 공약 이행을 위한 전담조직 신설 등으로 요약된다.
22일 국정기획위에 따르면 금감원 내부 조직인 금융소비자보호처를 분리해 금융소비자보호원(금소원)을 신설하는 방안이 조직개편 핵심 과제로 추진 중이다. 금소원에서는 금융소비자보호법, 대부업법,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 등에서 정한 업무를 맡고, 금융사는 소액분쟁사건에 한해 의무적으로 분쟁조정위원회의 결정을 따르도록 하는 편면적 구속력 제도를 도입하는 게 골자다. 편면적 구속력 제도 도입 시 소액 기준은 1000만~2000만원으로 제시했다.
지난해 더불어민주당 김현정 의원이 금융위원회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김 의원 발의안에는 금융위의 감독정책 기능과 금융감독원의 감독집행 기능을 합쳐 금융감독위원회를 신설하고, 금감원에서 금소원을 분리하는 안이 담겨 있다. 여권 전반에 정부 기능 조정 공감대가 형성된 상황에서 금융당국 기능 조정을 위한 정부조직법 개정안도 순탄한 처리가 예상된다.
금융시장 공정거래 모니터링과 제재 시스템 등 불공정거래 조사업무 통합도 검토된다. 현재 불공정거래 조사업무는 금융위, 금감원, 한국거래소 등에 분산돼 업무중복이 과도하게 발생하고 있다. 업무 통합 시 불공정거래에 대해 신속하고 효과적인 조사, 심의 및 제재가 가능하다는 게 국정기획위의 판단이다.
데이터 거버넌스를 개혁하기 위한 통계청 권한 강화도 논의된다. 부처별로 분산된 데이터관리 주체를 통계청으로 일원화하는 방안이다. 기재부 산하에 있는 통계청을 독립기구로 재편하는 게 핵심이다. 부처별로 다루는 데이터를 통계청이 관리하면 데이터 관리의 통일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통계청을 부처에서 분리해 데이터의 신뢰성도 높인다는 구상이다. 과거에 국토교통부가 부동산 가격 측정 관리를 겸하면서 부동산 통계에 대한 불신이 커진 사례를 막겠다는 의도다.
탄소중립 실현 가속화 차원에서 기후에너지부 신설도 추진된다.
현재 탄소배출량을 줄여야 할 권한은 환경부에,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산업과 에너지 정책은 산업통상자원부에, 예산은 기재부가 각각 담당하고 있어 시너지 효과가 나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산업부와 환경부에 분산된 기후·에너지 기능을 합치는 안이 거론된다. 기후에너지부는 RE100(2050년까지 재생에너지 100% 사용) 산업단지 지정, 탄소중립 기술개발 등 친환경 산업 기반 조성, 재생에너지 공급 확대, 원전과의 합리적인 에너지 믹스 등의 기능을 수행한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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