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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태훈 ‘신들린 몰아치기’… 131번째 대회만에 첫승

KPGA 선수권 최종라운드
3번홀 이글 이어 잇달아 버디성공
9타 줄이며 최종합계 20언더파
상금·제네시스 포인트 단숨에 1위

옥태훈 ‘신들린 몰아치기’… 131번째 대회만에 첫승
22일 경남 양산 에이원CC에서 열린 제68회 KPGA 선수권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옥태훈이 3번홀 샷이글을 성공한 후 갤러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KPGA 제공
【파이낸셜뉴스 양산(경남)=전상일 기자】 옥태훈(27·금강주택)이 엄청난 '몰아치기'를 선보이며 KPGA 131번째 대회 만에 첫 승을 거머쥐었다.

옥태훈은 22일 경남 양산 에이원CC(파71·7142야드)에서 열린 제68회 KPGA 선수권대회(총상금 16억원) 최종 라운드에서 무려 9타를 줄이며 4일 합계 20언더파 264타를 적어내며 우승했다. 우승 상금 3억2000만원을 수령한 옥태훈은 제네시스 포인트(3940.90P)와 상금랭킹(약 6억1900만원)에서 선두로 뛰어올랐다.

이날 에이원CC는 선수들이 플레이하기에 최고의 컨디션을 보였다. 날씨가 상대적으로 덥지 않았고, 바람이 불지 않았다. 또 '프리퍼드 라이'가 적용돼 선수들이 플레이하기 한층 수월했다. 프리퍼드 라이는 폭우 등으로 인해 공이 놓인 자리에서 경기할 수 없는 비정상적인 코스 상황일 때 적용하는 규칙이다. 볼을 닦아서 옮겨놓고 칠 수 있다. 거기에 날씨가 좋아 많은 갤러리가 운집해 분위기를 띄웠다.

최종 라운드에서 선두로 출발한 것은 캐나다 교포 신용구였다. 하지만 소위 '그분이 오신' 옥태훈이 모든 것을 뒤집었다. 승부는 3번홀(파5)부터 요동치기 시작했다. 3번홀은 상대적으로 쉬운 앞 핀이 꽂혀있어 반드시 버디를 잡고 가야 하는 홀이다. 선수들은 적극적으로 투온 공략에 나섰고, 옥태훈의 세컨샷은 챔피언조에서 유일하게 페어웨이에 자리를 잡았다. 핀까지 66m 남긴 상황에서 옥태훈의 웨지샷은 백스핀을 먹으며 그대로 홀컵에 빨려 들어갔다. 갤러리들의 환호를 이끌어낸 그림 같은 이글 샷이었고, 옥태훈은 두 손을 번쩍 치켜들었다.

이때부터 옥태훈이 폭발하기 시작했다. 6번 홀에서 또다시 '칩인 버디'를 기록하며 공동 선두에 등극했다. 7번 홀에서 1.9m 버디퍼팅을 성공시키며 단독 선두에 등극했다. 6~9번홀까지 4연속 버디를 기록했다. 공이 벙커에 들어가도, 이를 핀 옆에 붙이고 까다로운 라인의 퍼팅도 모두 성공시켰다. 전반 9개 홀 동안 옥태훈이 기록한 퍼트수는 단 9개였다. 티샷도 정확했다. 옥태훈은 18번홀까지 단 한 번을 제외하고 모두 페어웨이를 지켰다. 옥태훈은 69.917개로 최저타수 2위를 기록하고 있는 선수다. 그런 선수가 티샷과 퍼트까지 정교해지니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

신용구가 주춤하는 사이 DP투어에서 뛰고 있는 김민규도 힘을 내기 시작했다. 김민규는 까다로운 파3홀에서 2개의 버디를 추가하는 등 5번홀까지 4개의 버디를 추가했다. 그리고 13번홀에서 10.7m의 긴 롱 이글퍼팅을 성공시키며 단번에 2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옥태훈은 지난 2013년부터 2014년까지 국가대표 상비군으로 활동했다. 2015년 KGA 회장배 주니어 대회 고등부 정상에 오르는 등 상당한 기대주로서 주목을 받았다. 2021년 비즈플레이 전자신문 오픈에서는 연장전에서 강경남에게 패해 아쉽게 준우승에 머무르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옥태훈의 골프는 전형적인 몰아치는 스타일로 통한다. KPGA 투어 '9홀 최저타수'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것도 옥태훈이다. 2024년 골프존-도레이 오픈에서 세운 9언더파 27타가 그것이다.
또 2025년 펼쳐진 KPGA 대회에서 옥태훈 외 20언더파를 기록한 선수는 없다. 옥태훈은 올해 9개 대회에 출전해 우승 1회 포함 TOP5 6회를 기록하며 새로운 대세로 떠올랐다.

한편, 이날 8언더파를 기록한 김민규가 2위(17언더파), 신용구가 3위(16언더파)를 기록했다.

jsi@fnnews.com